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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미야자와 겐지

주문이 많은 요리점 - 미야자와 겐지

by noh0058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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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신사는 영국 병대 차림을 하고서는 반짝거리는 철포를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옆에는 하얀 곰 같은 두 마리 개를 이끌면서,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꽤나 깊은 산속을 이런 말을 나누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런 산은 올 게 못 돼. 새도 동물도 한 마리 없단 말이지. 뭐라도 좋으니까 빨리 탕탕하고 쏴보고 싶은걸."
"노루의 노란 옆구리 같은 데에 두 세발 먹여주면 꽤나 통쾌할 텐데."
꽤나 깊은 산속이었습니다. 안내하던 전문 사냥꾼도 조금 갈팡질팡하여 사라질 정도의 산속이었습니다.
거기다 산이 너무 험해서 백곰 같은 개들이 두 마리 동시에 현기증을 일으켜 잠시 입을 다물고는 거품을 물고 죽어버렸습니다.
"나는 2400엔 손해야." 한 신사가 개의 눈을 뒤집어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2800엔." 또 한 사람은 분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이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신사는 안 좋은 얼굴색을 하고는 또 한 명의 신사를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그만 돌아가야겠어."
"나도 마침 춥고 배도 고프니 돌아가려고."
"그럼 그만 하산하자. 돌아가는 길에 어제 묵은 여관에서 10엔 주고 산새라도 사서 돌아가지 뭐."
"토끼도 나왔었잖아. 그럼 사냥 한 거나 마찬가지야. 그만 가자고."
하지만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디로 가야 돌아갈 수 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이 흉하고 불어와 풀은 바스락바스락, 나뭇잎은 사락사락, 나무는 쿵, 쿵 하고 울었습니다.
"배가 고파 큰일인걸. 아까부터 옆구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슬슬 걷기 싫은걸."
"큰일이네, 배도 고프고 걷기도 싫어."
"배고프네."
두 신사는 바스락바스락 울리는 참억새 안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불쑥 뒤를 보자 훌륭한 서양식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관에는

RESTAURANT
서양 요리점

WILDCAT HOUSE
산 고양이 집

이란 팻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마침 잘 됐는걸. 꽤나 번듯해 보이는데 들어가겠어?"
"이런 데에 건물이 있다니 이상한걸. 뭐 어쨌든 뭐라도 먹을 수 있겠지."
"물론 먹을 수 있지. 간판에 그렇게 적혀 있잖아."
"들어가 보세.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두 사람은 현관에 섰습니다. 현관은 하얀 세토 벽들로 만들어져 매우 훌륭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리 문이 있어서 그곳에는 금색 문자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어떤 분도 환영합니다. 절대 사양하지 마세요."
두 사람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이거 멋진걸. 역시 좋은 세상이야. 오늘 하루는 좀 안 풀렸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곳을 발견했지. 아무래도 이 가게는 누구나 공짜로 주는 모양이야."
"그렇겠지. 절대 사양하지 말란 건 그런 뜻이니까."
두 사람은 문을 밀어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바로 복도가 나왔습니다. 그 유리문의 뒤편에는 금색으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더욱이 살찐 분이나 젊은 분을 매우 환영합니다."
두 사람은 그 말에 더욱 기뻐했습니다.
"우리를 환영한다는데."
"우리는 둘 다 겸비했으니까."
척척 복도를 걸어가자 이번에는 하늘색 페인트가 칠해진 문이 나왔습니다.
"거참 이상한 집이야. 왜 이렇게 문이 많은 거지?"
"이건 러시아식이야. 추운 곳이나 산속의 가게는 모두 이렇지."
그리고 두 사람이 그 문을 열려고 하자 위에 노란 글자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저희 가게는 주문이 많으니 주의해주세요."
"이런 가게에서 잘도 영업하는데."
"그야 그렇겠지. 이런 큰 집은 도쿄의 대로에도 별로 없으니까."
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그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그 뒤쪽에는
"주문이 꽤나 많지만 견뎌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한 신사는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분명 주문이 많아서 종업원이 귀찮게 해도 용서해달라는 뜻이겠지."
"그러려나? 빨리 방이든 뭐든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엉덩이도 붙이고 싶고 말야."
하지만 짜증 나게도 문 하나의 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거울이 있고 그 아래에는 긴 솔이 붙은 브러시가 놓여 있었습니다.
문에는 붉은색으로
"손님 여러분, 여기서 머리를 정돈하고 옷의 진흙을 털어주세요."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건 지극히 당연한 거지. 나도 방금 현관에서 산 안에 있다고 얕봤으니까."
"예의를 중시하는 가게야. 분명 꽤나 높은 사람이 가끔씩 찾아오는 거겠지."
그리고 두 사람은 머리를 깔끔히 빗고 신발의 진흙을 털어냈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브러시를 선반 위에 올려놓자마자 그게 사라지고는 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놀라서 문을 쾅 하고 열고는 다음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빨리 따듯한 걸 먹어 기운을 내지 않으면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문 안쪽에는 또 이상한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철포와 탄환을 여기에 두세요."
그 옆에는 검은 받침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긴 철포를 가지고 밥을 먹는 예의는 없지."
"분명 높은 사람이 자주 오는 걸 거야."
두 사람은 철포를 내려놓고 혁대를 풀고선 그걸 받침 위에 올렸습니다.
또 검은 문이 나왔습니다.
"모자와 외투와 신발을 벗어주세요."
"어쩔래, 벗을까?"
"어쩔 수 없지. 벗자. 분명 이 안에 오는 건 엄청 높은 사람일 거야."
두 사람은 모자와 오버코트를 못에 걸고 신발을 벗어 터벅터벅 걸어 문 안에 들어갔습니다.
문 뒤쪽에는
"넥타이 핀, 커프스단추, 안경, 지갑, 그 이외의 금속류, 특히 뾰족한 것은 모두 여기에 두세요."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문 바로 옆에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훌륭한 금고도 열려 있었습니다. 열쇠마저 같이 있었습니다.
"하하, 요리에 전기라도 쓰나 본데. 금속류는 위험하지. 뾰족한 것도 위험하고."
"그렇겠지. 보아하니 계산은 여기서 하는 모양이야."
"그런 거 같아."
"분명 맞을 거야."
두 사람은 안경을 벗고 커프스단추를 풀어 모드 금고에 넣고는 열쇠로 잠갔습니다.
잠시 걷자 또 문이 나왔고 그 앞에는 유리 항아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항아리 안의 크림을 얼굴이나 손에 칠해주세요."
항아리 안에는 우유 크림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크림을 칠해 어쩌라는 거야."
"이건 말이지 밖이 매우 추워서 그런 거야. 실내는 너무 따듯해서 피부가 갈라질 테니 그 예방인 거지. 역시 안에는 엄청 높은 분이 계시는 거야. 어쩌면 귀족하고 관계를 다질지도 모르겠는데."
두 사람은 항아리의 크림을 얼굴에 칠하고 손에 칠하고 신발을 벗어 발에도 칠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남아 있었기에 두 사람은 얼굴에 골고루 칠하면서 살짝씩 먹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문을 열자 그 뒤편에는
"크림은 잘 칠하셨나요, 귀에도 칠하셨나요?"
그렇게 적혀서는 작은 크림 항아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귀에는 안 칠했네. 자칫하면 귀 피부가 갈라질 뻔했어. 여기 주인은 꽤나 주도면밀한걸."
"그래, 자잘한 거까지 신경을 기울이고 있어. 그나저나 빨리 뭐 좀 먹고 싶은데 언제까지 이런 복도가 이어지는 걸까."
그러자 그 앞에 다음 문이 나타났습니다.
"요리는 금방 완성됩니다.
15분이면 됩니다.
바로 드실 수 있습니다.
빨리 당신의 머리에 이 병안의 향수를 잘 뿌려주세요."
그리고 문 앞에는 금색으로 빛나는 향수 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 향수를 머리에 부었습니다.
하지만 그 향수에서는 식초 냄새가 났습니다.
"식초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된 거지?"
"종업원이 감기라도 걸려서 잘못 넣었나 보지."
두 사람은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뒤편에는 큰 글자로 써져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주문이 많아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입니다. 부디 항아리 안의 소금을 몸에 잘 발라주세요."
거기에는 훌륭한 푸른 세토 소금 항아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두 사람은 놀라서 잔뜩 크림이 묻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참 이상한걸."
"나도 이상한 거 같아."
"주문이 많다는 건 우리를 향한 주문을 말한 거였어."
"그러니까 서양 요리점이란 건 우리가 생각한 서양 요리를 먹는 가게가 아니라 온 사람을 서양 요리로 만들어 먹는 집이었던 거야. 이건, 그, 즉, 즉, 우, 우, 우리가……" 덜덜 덜덜 덜, 몸이 떨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우, 우, 우리가……우와아" 덜덜 덜덜 떨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도망……" 한 신사는 덜덜 떨며 뒷문을 밀었습니다만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 안쪽에는 또 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두 개의 커다란 열쇠 구멍은 은색 포크와 나이프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요구가 제법 많았군요. 자, 안으로 들어가주세요."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덤으로 열쇠 구멍에서는 두 개의 푸른 눈동자가 이러 저리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우아아아앙" 덜덜 덜덜 덜덜.
"우아아아아앙" 덜덜 덜덜 덜.
두 사람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문 안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안돼, 벌써 들켰나 봐. 소금을 바르지 않는 것 같아."
"당연하지. 대장이 글솜씨가 안 좋아서 그래. 저기에 이런저런 주문이 많아 죄송했습니다. 하고 바보 같은 소리를 써놨다니까."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우리에게는 뼈도 안 나눠주는걸."
"그건 그러네. 하지만 녀석들이 여기에 오지 않으면 우리 책임이 되는걸."
"불러볼까? 불러보자. 손님분, 빨리 오세요. 오세요. 접시도 씻어놨고 푸성귀에도 소금을 뿌려놨습니다. 이제는 여러분들과 푸성귀를 잘 조합해 하얀 접시에 올리면 끝입니다. 어서 오세요."
"네, 오세요. 오세요. 아니면 샐러드가 싫으신가요? 그럼 불을 피워 프라이로 해드리죠. 아무튼 빨리 오세요."
두 사람은 눈물 때문에 얼굴이 종이 조각 같이 돼버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안 쪽에서는 다시 하하 웃으며 외치고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그렇게나 울으면 모처럼의 크림이 흘러가지 않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빨리 오세요. 대장이 냅킨을 두르고 나이프를 쥐고선 입맛을 다시며 손님분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두 사람은 울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멍멍, 크르렁"하는 소리가 나며 그 백곰 같은 두 개가 문을 부수면서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열쇠 구멍의 눈동자가 사라졌습니다. 개들은 잠시 으르렁거리며 방 안을 돌고서는 다시 한번
"머엉"하고 크게 짖으며 다음 방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문은 크게 열렸고 개들은 빨려 가듯이 뛰어들어갔습니다.
그 문 너머의 새까만 어둠 속에서
"야오옹, 그르르"하는 소리가 나니 이제는 사락 사락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방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두 사람은 추위에 부들부들 떨며 풀 위에 서있었습니다.
이제 보니 윗옷이나 신발, 지갑, 넥타이핀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거나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바람이 슝 하고 불어와 풀은 바스락바스락, 나뭇잎은 사락사락, 나무는 쿵, 쿵 하고 울었습니다.
개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뒤에서는
"나리, 나리"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두 사람은 약간 정신을 차리고는
"여기다, 여기, 빨리 와"하고 외쳤습니다.
겨울 모자를 쓴 전문 사냥꾼이 풀을 가르며 걸어왔습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냥꾼이 가져온 당고를 먹고 도중에 십엔 짜리 산새를 사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방금 종이 조각 처럼 변해버린 두 사람의 얼굴만은 도쿄에 와서 목욕을 해도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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