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와 원숭이의 싸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게의 주먹밥을 빼앗은 원숭이는 기어코 게의 손에 죽고 말았다. 게는 절구, 벌, 계란과 함께 원망스러운 원숭이를 죽였다.――새삼 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으리라. 단지 원숭이를 죽인 후, 게를 시작한 동지들은 어떤 운명에 이르렀는가. 그걸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동화는 이 이야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기에. 아니, 이야기하지 않는 건 고사하고 마치 게는 구멍 속에서, 절구는 부엌의 구석에서, 벌은 제 벌집에서, 계란은 겉겨 속에서 무사태평한 일생을 보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다. 그들은 원수를 갚은 후, 모조리 경관에 체포되어 수감되었다. 심지어 재판을 거듭한 결과 주범인 게는 사형, 절구, 벌, 계란과 같은 공범은 무기징역의 선고를 받았다. 동화밖에 알지 못 하는 독자는 이런 그들의 운..
2021.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