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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928

신파극과 신극배우 - 키시다 쿠니오 내 이야기를 하는 김에 하나 더 이야기해 보려 한다. 졸작 ' 한가한 반목'이 이치무라좌의 소위 '젊은이들'의 손에 상연되었다. 이걸 동기로 배우 제군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또 유명한 '킨이로야샤'의 무대를 처음으로 봤다. 그리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생각한 걸 모두 말할 필요는 없으나 내가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신파극의 명맥은 물에 오른 반면 신파 배우의 앞날은 굉장히 멀지 싶었다. 이런 의논은 아마 다른 누군가가 이미 시작했을지 모르나 내게는 나 개인의 견해가 존재한다. 때문에 내 주문이란 신파극이란 명칭을 빠르게 애는 것이다. 이는 여배우극이란 명칭을 없애는 것보다 훨씬 간단할 터이다. 왜냐하면 소위 신파극과 절연하는 것으로 현재의 신파 배우는 훌륭히 구극과 대항하는 현대극의 직업 배우란.. 2022. 10. 10.
신극의 분류 - 키시다 쿠니오 근래 일부 연극 평론가 사이에서 '진보적 연극'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물론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어서 우리가 쓴 건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 듯하다. 들어가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으나, 이렇게 제멋대로인 이름을 어떤 연극이 쓰고 있는가 하고 들여다 보니 구시대 좌익 계통의 이데올로기 향을 살짝 풍기는 연극. 요컨대 사회주의적 문제극이 해당했다. × 과거에는 '전위극'이란 말이 프롤레탈리아극의 대명사였다. 일본만(혹은 러시아도 그럴지 모르나) 그렇게 제멋대로 말을 써선 지극히 곤란할 따름이며 예술 영역상의 '아방가르드' 운동이란 반드시 기성 진영의 이탈과 돌출, 선행을 낳기 마련이다. ×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정세에선 반자본주의적 사상의 투쟁적 자세만을 '진보적'이라 칭하는 건 굉장한 독선처럼 보.. 2022. 10. 9.
어떤 원수 갚는 이야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발단 히고의 호소카와 가문의 가종 중에 타오카 진다유란 사무라이가 있었다. 이는 이전엔 휴가의 이토 가문에 소속된 로닌이었으나 당시 호소카와 가문의 반카시라였던 나이토 산자에몬의 추천을 받아 백오십 석에 호소카와 가문에 오게 되었다. 。 헌데 칸분 7년 봄, 가종의 무예 시합이 있었을 때 그는 창술을 활용해 상대하게 된 사무라이를 여섯 명까지 쓰러트렸다. 그 시압에는 엣츄노 카미츠나토시 또한 늙은 사무라이 일동과 함께 임했는데 진다유의 창술이 너무나 훌륭하여 더욱이 검술 시합도 요청하려 했다. 진다이는 죽도를 들고 또 세 명의 사무라이를 때려눕혔다. 네 번째는 가종의 젊은 사무라이 중 신카게류 검술을 가르치는 세누마 효에가 상대가 되었다. 진다유는 지도역의 면목을 생각해 효에에게 승리를 양보하려 했다. .. 2022. 10. 8.
'창부 마야' 평 - 키시다 쿠니오 간틸론의 희곡 '마야'는 프랑스 극단의 독점물이 아닌 세계 무대 속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걸작 중 하나가 되었다. 창부 마야의 육체와 정신은 작가 길로틴의 청춘 속 꿈을 담아 위태로운 빛을 내뿜으며 인육의 도시에 펼쳐지는 썩은내 가득한 생활도도 청순한 서정과 동양적 정신의 조합에 따라 말하자면 진주색 안개에 휘감겨 있다. 때문에 희곡 '마야'는 생채로 가득한 연극적 스펙타클을 지녔으며 젊은 재능의 개화를 연상케 하는 야심적인 극시이다. 이 작가와 친교가 있으며 또 프랑스에서 이 극의 상연을 보았다는 코마츠 키요시 씨가 '마야'의 번역을 떠올린 건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적재적소에 맞다 해야 하리라. 2022. 10. 7.
신극이 개척할 길 - 키시다 쿠니오 작년 중순 쯤부터 만들어진 소위 신극의 대동단결 운동이란 건 간단히 말하자면 제각기 소수에 지나지 않는 숙련적 기술사를 포섭해 하나의 극단으로 운영해서는 손님을 끌 힘이 충분치 않으니 되려 각 극단의 우수한 기술자들을 뽑아 한 극단에 갖추어 직업적 자활을 얻지 않겠냐는 요지였다.이는 얼핏 이상적으로 들리는 말이나 그래서야 현재 존재하는 각 극단의 특색이란 게 사라지는 꼴이 된다. 때문에 그 특색을 살리고 싶은 이들은 이 대동단결 실행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하니 적어도 오늘날 존재하는 극단이 지금 당장 합동하여 하나의 극단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나 신극 관계 단체나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장래 이 신극이 충분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위해선 오늘까지 이 신극이란 게 .. 2022. 10. 6.
신극 자활 - 키시다 쿠니오 신극이란 말도 꽤나 낡아졌다. 그리고 신극이라 하면 세간이 아 그거,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그런 게 아닐 터이다. 적어도 오늘날 현장서 벗어나 신극 운운하는 사람은 현재의 신극에 꽤나 정이 떨어져 어떻게 안 되냐고 탄성하고 있다. 어떤 이는 신극이 재미없다고 말한다. 재미있느냐 없느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이는 뭐라 말할 수 없으나 어찌 됐든 그 이유를 여럿 꼽아가며 타개책을 강구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극 대중화 방법도 그중 하나다. 대중화가 무엇이냐 하면 결국 질 나쁜 걸 잘 겉꾸며 파는 것이다. 그래서야 정작 중요한 신극이 어딘가로 가고 만다. 신극이란 딱히 어려운 극이 아니다. 그러니 침착히 잘 생각하면 그렇게 대중화를 꾸미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고 누..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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