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928 문장과 말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장 내게 "문장이 너무 딱딱해. 그렇게 딱딱하게 쓰지 마."하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 나는 딱히 필요 이상으로 문장을 딱딱하게 쓰지는 않는다. 문장은 무엇보다도 또렷이 쓰고 싶다. 머릿속에 담긴 걸 또렷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나는 오로지 그것만 염두에 두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펜이 술술 움직이는 법이 없다. 반드시 어지러운 문장이 된다. 내가 문장을 쓸 때 고심하는 게 있다면(만약 고심이라 할 수 있다면) 그런 걸 또렷이 만드는 것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문장에 관해 주문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또렷하지 않은 문장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적어도 좋아질 수는 없다. 즉 나는 문장상의 아폴론적 예술을 추구한다. 나는 누가 뭐라 한들 방해석처럼 또렷한, 애매함을 용납하지 않는 문장을 쓰고 싶다. 말 .. 2021. 2. 26. 문학을 좋아하는 가정에서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리 집은 대대로 오쿠보즈였는데, 어머니도 아버지도 대단한 특징이 없는 평범한 분이셨습니다. 아버지는 샤미센, 바둑, 분재, 하이쿠 등의 도락은 즐겼지만 어느 것도 대단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츠토의 조카로, 옛날이야기를 많이 아셨습니다. 그 외에 백모가 한 분 계셔서, 저를 잘 돌봐주셨습니다. 지금도 신세를 지고는 합니다. 집안에서 저와 얼굴이 가장 닮은 것도 백모시고, 심적으로 공통점이 가장 많은 것도 백모십니다. 백모께서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지 모릅니다. 문학의 길을 걷는 건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을 시작하여 백모께서도 문학을 꽤나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되려 사업이나 공학을 한다 했다면 반대하셨을지 모릅니다. 연극이나 소설은 꽤나 어릴 적부터 봤습니다. 이전 대의 .. 2021. 2. 26. 술래잡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그는 마을의 외진 곳에서 연하의 여성과 술래잡기를 했다. 주위는 아직 밝았지만 마침 길가의 가로등에 가스가 감돌 시각이었다. "한 번 잡아봐라." 그는 어렵지 않게 도망치면서 술래가 되어 쫓아오는 여자를 돌아본다. 여자는 그를 바라보며 있는 힘껏 쫓았다. 그는 그 얼굴을 본 순간, 묘하게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지 싶었다. 그 얼굴은 꽤나 오랫 동안 그의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느샌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이십 년이 지난 후, 그는 북쪽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우연히 여자와 만났다. 창밖이 어두워지면서 신발이나 외투의 냄새가 몸으로 옮겨 갈 시각이었다. "오랜만이네요." 그는 담배를 물면서(그가 동지와 함께 형무소를 나온지 3일이 지난 날의 일이었다.) 문득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 2021. 2. 26. 이와노 호메이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가을 늦은 밤의 일이었다. 나는 이와노 호메이 씨와 함께 스가모행 전철을 타고 있었다. 호메이 씨는 태연히 우산 손잡이에 망토 자락을 걸치고, 여느 때처럼 큰 목소리로 서양 꽃의 재배법이나 위건강을 지키는 법 따위를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던 중 무슨 연유였을까. 당시에 비평 받던 어떤 소설의 매상이 화제로 올랐다. 그러자 호메이 씨는 안하무인하게, "그나저나 자네는 신진작가니 책이 많이 팔리지는 않겠군. 내 책은 대개――부 정도 팔리는데 자네는 몇 부나 팔리나?"하고 물었다. 나는 살짝 움츠러들면서도 도리 없이 '괴뢰사'의 매상을 답했다. "다들 그런가?" 호메이 씨는 더욱 추궁했다. 나보다도 잘 팔리는 신진 작가는 많았다. ――나는 전해 들은 두세 소설의 매상고를 대답했다. 불행히도 호메이 씨보다 .. 2021. 2. 26. 한 무명 작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7, 8년 전의 일입니다. 카가였던가요 노토였던가요. 북쪽 지방의 동호인 잡지였습니다. 이제는 잡지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헤이케이모노가타리를 주제로 삼아 적은 소설이 게재되어 있었습니다. 그 작가는 아마 청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은 세 화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헤이케이모노가타리의 작가가 오오하라 고코우를 찾아 글이 조금도 진행되지 않아 곤란해하던 차에 갑자기 영감을 얻어――용마루가 무너지면 향을 피우고 문이 떨어지면 달빛을 올려다보네――하는 부분을 적는 내용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헤이케이모노가타리의 주역자의 이야기로, 주역자가 지금 인용한――용마루가……부분에서 출처를 조사하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알지 못 해 나는 학문이 부족하다, 헤이케이모노가타리에 주역을 달만 한 학문이 부족하다.. 2021. 2. 25. 나는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누구라도 나처럼 할 수 있는가?――쥘 르나르 나는 굴욕을 받으면 어째서인지 바로 불쾌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래저래 한 시간 정도 보내면 점점 불쾌해지고는 한다. × 나는 로댕의 우골리노 백작을 보았을 때――혹은 우골리노 백작의 사진을 보았을 때 바로 남색을 떠올렸다. × 나는 수목을 바라볼 때, 우리 인간처럼 앞뒤가 존재할 거란 생각이 든다. × 나는 이따금 폭군이 되어 수많은 남녀를 사자나 호랑이 먹이로 주고 싶단 생각을 한다. 하지만 퍼스펜 안에 떨어진 피투성이 거즈를 보기만 해도 육체적으로 불쾌해지고 만다. × 나는 이따금 타인이 죽기를 바랄 때가 있다. 또 죽었으면 하는 사람 중에 우리 부모님마저 들어갈 때가 있다. × 나는 어떤 양심도――예술적 양심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신경은 지니고.. 2021. 2. 25. 이전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 155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