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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술래잡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by noh0058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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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마을의 외진 곳에서 연하의 여성과 술래잡기를 했다. 주위는 아직 밝았지만 마침 길가의 가로등에 가스가 감돌 시각이었다.
 "한 번 잡아봐라."
 그는 어렵지 않게 도망치면서 술래가 되어 쫓아오는 여자를 돌아본다. 여자는 그를 바라보며 있는 힘껏 쫓았다. 그는 그 얼굴을 본 순간, 묘하게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지 싶었다.
 그 얼굴은 꽤나 오랫 동안 그의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느샌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이십 년이 지난 후, 그는 북쪽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우연히 여자와 만났다. 창밖이 어두워지면서 신발이나 외투의 냄새가 몸으로 옮겨 갈 시각이었다.
 "오랜만이네요."
 그는 담배를 물면서(그가 동지와 함께 형무소를 나온지 3일이 지난 날의 일이었다.) 문득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얼마 전 남편을 잃었다는 여자는 부모님이나 형제의 이야기를 열심히도 했다. 그는 그 얼굴을 본 순간, 묘하게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지 싶었다. 동시에 어느 틈엔가 12살 소년일 적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은 지금 결혼하여 교외에 집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그 이후로 묘하게 진지한 여자의 얼굴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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