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928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역 * 오오, 신이여. 그대는 우리의 노력을 사 모든 좋은 것으로 베풀어주는가. * 고인을 모방하는 일은 현재 사람을 모방하는 일보다 칭찬 받아 마땅하다. * "삶"으로 "아름다움"은 사멸한다. 하지만 "예술"로는 사멸하지 않는다. * 극상의 힘이 존재하는 감정에 최대의 순교자가 있다. *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려 한다. 우리과 왕성할 때로 돌아가려 한다. 희뫙과 욕망을 보라. 그것은 어찌하여 빛에 꼬이는 나방과 닮아 있는가. 끊임 없는 동경을 품고 항상 새로운 봄과 새로운 여름과 새로운 달과 새로운 해를 기꺼이 바라며, 그 동경하는 모든 게 너무나도 늦게 오는 걸 한탄하는 자는 사실 스스로의 멸망을 동경한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동경이야말로 오원의 정수이자 정신이다. 그것은 육체의 생활.. 2021. 4. 21. 나의 경마 철학 - 키쿠치 칸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건 나의 마권 철학이다. 몇 년 전에도 썼는데 별로 읽히지 않은 듯하여 재록하기로 했다. 하나. 마권은 좌선 수행과 같다. 간단히 깨닫기 어렵고 막대한 손해를 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한다. 하나. 구멍을 뚫어 되도록 큰 배당을 얻으려 하는 혈매穴買주의와 배당은 어찌 되었든 이길 마를 찾는 유력주의가 있다. 하나. 똑똑히 유력을 따내고, 불확실한 유력을 쳐내고, 확실한 구멍을 따낸다. 이것이 명인의 영역이나 도달하기 쉽지 않다. 하나. 배당이 낮아지면 사기 싫어하는 혈매주의자가 있는데, 이 또한 마권 구매의 사도이다. 하나. 마권 발행이 시작되자마자 눈길도 주지 않고 유력에 달려가는 무리가 있는데 이건 유력주의의 사도이다. 다른 말 중 표가 적으면서 배당이 높은 게 누구냐.. 2021. 4. 20. 주충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근년 들어 찾아보기 힘든 더위였다. 어디를 보아도 진흙으로 굳힌 집들의 지붕 기와가 납처럼 둔하게 햇살을 반사하는 게 그 밑에 걸린 제비집마저, 심지어는 그 안에 담긴 병아리나 알마저 그대로 삶아 죽이는 거 아닐까 싶다. 하물며 밭이란 밭은 마도 기장도, 다들 땅을 향해 축 고개를 숙인 채 축 늘어져 있다. 그 밭 위에서 보이는 하늘도 한동안의 온기 탓인지 땅에서 가까운 대기는 맑으면서도 침침하게 탁하였고, 그 곳곳에 싸라기눈을 달구어 지진 듯한 구름이 띄엄띄엄 떠올라 있다.――"주충"의 이야기는 이런 더위에 일부러 뜨거운 보리타작마당에 나와 있는 세 남자로 시작된다. 이상하게도 그중 한 명은 전라로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더군다나 어떻게 된 것인지 얇은 줄로 손과 발을 둘둘 둘러싸고 있다. 정.. 2021. 4. 19. '키쿠치 칸 전집' 두서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스탠달과 메리메를 비교할 경우 스탠달은 메리메보다도 위대하지만 메리메보다 예술가가 아니라 할 수 있다. 그건 메리메보다도 작품 하나하나에 혼신을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은 담을 재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리라. 이런 의미에선 키쿠치 칸 또한 문단의 후배들과 비교할 경우 꼭 탁월한 예술가라고는 할 수 없다. 이를테면 그의 작품 중에서 그림적 효과를 담아야 할 묘사는 이따금 파탄을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향이 존재하는 한, 섬세한 효과를 즐기는 향락가에겐 어떠한 그의 걸작이라도 충분한 만족은 주지 못 하리라. 쇼와 골스워즈를 비교할 경우 쇼는 골스워즈보다도 위대하지만 골스워즈보다도 예술가가 아니라 한다. 그 대부분은 순수한 예술적 감명 이외에 작가의 인생관이나 세계관 같은 사상을 토로.. 2021. 4. 18. 앵무――대지진 메모 하나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이건 제목처럼 메모에 지나지 않는다. 메모를 메모로 발표하는 건 시간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마음에도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모 그대로 발표하는 것에 마냥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다이쇼 12년 9월 14일 기록. 혼죠 요코아미쵸에 사는 잇츄부시 스승. 이름은 카네 다이후. 나이는 63살. 17살 손녀와 둘이서 살았다. 집은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았지만 근처에서 화재가 있었다. 손녀와 함께 료고쿠로 뛰었다. 챙긴 물건은 앵무새 새장뿐. 앵무 이름은 고로. 등은 회색, 배는 복숭아색. 기술은 현관종 우는소리와 "그러"(그렇구나를 줄인 말)란 말을 흉내 내는 것뿐. 료고쿠에서 닌교쵸로 빠지는 동안 어느 틈엔가 손녀와 떨어지고 말았다. 걱정은 되었지만 찾을 새도 없었다. 길거리의 인파, 산처럼.. 2021. 4. 17. 소설가가 되려는 청년에게 바친다 - 키쿠치 칸 나는 먼저 "스물다섯이 되지 않은 사람은 소설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을 말해두고 싶다. 정말로, 열일곱에서 열여덟, 내지는 스무 살에 소설을 써본들 도리가 없지 싶다. 소설을 쓴다는 건 문장이나 기교보다도 먼저 어느 정도 생활을 알고 어느 정도 인생을 생각해 소위 인생관이란 걸 확실히 갖추는 게 필요하다. 어떤 것이나 먼저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지녀야 한다. 그전에 쓰는 소설이란 단순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스무 살 전후의 청년이 소설을 가져와 "봐달라"고 말해본들 무어라 말할 도리가 없다. 어찌 되었든 인생에 자신만의 생각을 갖추게 되면 그게 소설을 쓰는데 제일 중요한 일이지, 그 이상으로 주의해야 할 일은 없다. 실제로 소설을 쓰는 건 훨씬 뒤의 일이다. 소설을 쓰는 연습이란 인.. 2021. 4. 16. 이전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155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