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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문확좌 '꿈을 먹는 소녀'를 연출하여 - 키시다 쿠니오 노가미 아키라 군의 '꿈을 먹는 소녀'가 희곡으로서 가진 신선함이란 현대 생활 풍경 속에서 가족으로서 가장 무너지기 쉬운 조건을 가진 인간군을 포착하여 그걸 심리적 혹은 사상적 각도가 아닌 일종의 감각적 각도로 그러한 인물 개개인의 생태를 그리고 있단 점과 희곡의 정석 구성을 무시하고 인물이 가진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그렸다는 점, 이 둘에 있지 싶다. 이 작품의 특색을 현재의 무대 조건에서 어느 정도까지 보여주기 위해서는 배우가 자신의 육체를 되도록 현대의 인물 속의 특수한 타입에 대입하여 전체적인 인간 군상의 생활 속에 담긴 관능적인 걸 강조하는 방법에 의존해야만 한다. 따라서 장치, 의상, 메이크업 같은 건 되도록 유사함을 피해 양식화하고 싶었으나 현재 재정 사정과 여타 이유로 연출자의 의도가 통용되.. 2022. 6. 19.
요코미츠 군의 문학 - 키시다 쿠니오 요코미츠 군은 의심할 여지없이 천재적인 작가이다. 심지어 자신의 비범함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하지 않고 때문에 이따금 자신을 상처 입히고 아마 그 상처마저 개의치 않은 이례라 해도 좋을 작가이다. 그의 비범과 범용이란 다른 어떠한 작가보다 격하게 대립하고 기괴히 얽혀 때로는 감수성과 어휘나, 서정과 관념, 호기심과 주제마저 서로를 뒤집고 상응하여 혼돈과 섬광을 교차하게 했다. 그게 비통하면서도 화려한, 소박하면서 손이 많이 간 음예함으로 드러난 그의 유니크한 문체이다. 그가 작가란 자각과 숙명을 거기에 깃들게 한 이상, 이는 그에게 필연이자 유일한 길이며 이곳에서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엄격함과 무름이 형태를 이루는 독특한 매력을 체온으로 느끼게 한다. 나는 이 이상으로 작가의 재능을 온전히 드러내는 경우는.. 2022. 6. 18.
츠키지좌의 '옛친구' - 키시다 쿠니오 에드몬의 '옛친구'가 타츠노 유타카 씨의 기교 있는 번안을 통해 내가 예전부터 주장하는 '서양극의 소화'가 이뤄져 전례 없는 무대적 시범을 제공하고 있단 사실을 남몰래 유쾌하게 여기고 있다. 물론 그 무대서 서양극이 가진 '이국성'을 찾을 수는 없으며 그 점은 번안자의 의도일 터리라. 하지만 그만큼 원작의 '희곡적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의 작가가 아직 이르지 못한 심리적 표현의 묘미를 발휘하고 또 인물의 성격에 점잖 떠는 애매함을 남기지 않은 게 배우의 연기 감각을 '구석구석까지' 이르게 한 결과가 되었다. 작품 그 자체는 별 특징 없는 단편극으로 1920년대에 흔해 빠진 사실적 심리극에 지나지 않으나 현대 연극은 어떠한 유파도 한 번 이 관문을 통과한 만큼 배우의 표현 능력은 이를 시금석 내지 .. 2022. 6. 18.
신선한 매력 - '프랑스 문학상 총서' 서 - 키시다 쿠니오 프랑스에는 문학상의 숫자가 굉장히 많다. 그런 의미에선 수상작이란 게 꼭 영원한 생명을 가진 걸작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선택 기준에는 또렷한 의도가 존재하며 또 작가들이 그 후에 남긴 업적도 생각한다면 최근 십 년 간의 프랑스 문단이 보여 준 발랄한 움직임을 보는데 이 이상 편리하고 유익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한편 수많은 우리나라 독자에겐 젊은 문학의 신선한 매력을 이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무대를 맛볼 절호의 기회가 되리라. 편집 밑 번역 양쪽에 나는 이의가 없으며 이 기획에 찬동한다. 왜냐면 내게 전해진 범위서 편집 책임자의 전문성과 번역자 면면서 보이는 당당한 필력은 구태여 나의 보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2. 6. 16.
아베 마사오 군 - 키시다 쿠니오 아베 마사오 군의 희곡 '카루타 놀이 도미노'를 소개한다. 아베 군은 세상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조금 세상을 무르게 보고 있다. 일단은 객관적 태도를 취하는 수행도 해내고는 있다. 하지만 그렇단 자신감이 더 큰 경우도 있다. 이것이 작가로서 작품 속 인물에게 감정적 섬세함이 살짝 부족한 이유기도 하다. 아베 군은 재능이 있다. 이 재능이 관찰과 상상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속도로 향하는 경향이 현저하다. 작품에 근대적 템포를 주는데 성공하되 이러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신선한 톤을 주지 못하는 원인이다. 아베 군 안의 쥘 로맹은, 르노르망은 또 약간의 안드레예프는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으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아베 군에겐 아베 군이 남아 있을 터이다. 그 아베 군은 일종의 감상적 허무주의자 이상의.. 2022. 6. 15.
선자의 말 - 제1회 세계문학상 - 키시다 쿠니오 올해의 즉, 첫 번째 '세계문학상' 수상은 와타나베 카즈오 씨가 번역한 라블레의 '팡타그뤼엘'(하쿠스이샤 발행)으로 결정되었다. 요컨대 올해 발매된 서적은 '팡타그뤼엘'이나 이는 라블레가 몇 년 동안 번역 중인 작품의 후반부로 이번 기회에 전반인 '가르강튀아'와 함께 라블레의 전역에 힘쓴 사실에 경의를 표해야 한단 의견이 일치된 셈이다. 올해엔 훌륭한 번역이 많이 나왔다. 물론 그런 번역에 우열을 나눌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문학사에 기념비라 해도 좋을 라블레의 이름과 프랑스 본국에서마저 현대어 번역이 필요한 거대하고 둘도 없는 걸작과 그 호쾌하고 미묘한 골 정신을 가진 와타나베 카즈오 씨를 나란히 둔 조합은 쉽게 볼 수 없으리란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상'이란 명목은 혹은 마땅하지 않을지 모른..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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