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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연습잡감 - 키시다 쿠니오 '도전' 무대 감독을 받았을 때 곧장 작가 카네코 요분 군과 만나 이래저래 상담하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카네코 군이 여행 중이었기에 도리 없이 나만의 해석을 따라 연습을 진행했다. 얼마 후 여행에서 돌아와 연습을 봐준 카네코 군이 내 해석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었다. 그게 꽤나 중요한 부분에 맞닿아 있어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 '꼴사나운 남자'는 처음부터 그 '여자'가 소꿉친구인 걸 알고 있었다 한다. 나는 되려 처음엔 그걸 몰랐으나 점점 어떤 '신비적 교감' 덕에 서로의 기억을 불러낸 거라 해석했다. 연습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다시 해서야 형태가 흐트러지는 걸로 모자라 되려 인상이 흐릿해지고 만다. 다행히 작가의 허락도 있었기에 그 해석을 관철하기로 했다. 하지만 참 이상한 건 배우.. 2022. 9. 11.
'일본인이란 무엇인가?' 개정판 발매에 맞춰 - 키시다 쿠니오 이 서적은 구판의 서론에 적은 것처럼 종전 직후 부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내 안에서 꿈틀이는 감정을 정리할 생각으로 쓴 메모에 가깝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와 같은 입장에서 시대의 혼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그에 따라 조국의 운명에 하나의 희망이 되리란 염원을 담아 '수신인 없는 편지'라 이름 붙였었다. 잡지 '겐소'에 연재되고 요토쿠샤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당시엔 생각보다 그 반향이 컸으며 심지어 그 성질은 제각기 달랐다. 한편에선 내가 하는 말을 선의로 받아 주어 이러한 논의가 헛수고가 아니라 인정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또 한편에선 이 글에 대한 생각지 못한 반감을 보이며 거의 분개에 가까운 분위기로 나를 나무라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다. 그리 부족한 글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런 .. 2022. 9. 10.
위기를 구할 자 - 키시다 쿠니오 무력한 신극단이 난립하여 서로의 일을 방해하는 상태도 결코 좋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게 신극의 직접적인 질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현상이 만들어진 원인은 좀 더 멀리 있으며 몇몇 극단의 대동단결은 꽤나 보강 공사하는 셈은 될지언정 장래에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본다. 따라서 무라야마 토모요시 씨 등이 주장하는 극단의 대동단결안에는 방관적 찬성 밖에 표명할 수 없으나 그 운동의 윤곽적 의의에 관해서는 즉, 신극 관계자의 친목 연락 연구 기관의 설립이란 과제에 관해선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바이다. 나는 지난 20일 해당 운동의 실행 위원에게 간절한 권유를 받아 소위 발기인 중 한 명이 되는 걸 승낙하여 이 회의에 출석했는데 운동의 취지 및 그 준비 경과란 걸 상세히 듣고 위원분들의 열의와 노력에 .. 2022. 9. 9.
쿠보타 만타로 씨 저 '낚시터에서' - 키시다 쿠니오 이는 쿠보타 씨의 다섯 번째 희곡집이다. 확실히 숫자를 세어보면 그렇다. 그럼 왜 이리도 이상한 기분이 드는가. 희곡계의 대선배가 오늘까지 극작의 펜을 들어 왔음에도 양으로 따지면 겨우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은가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옛날부터 쿠보타 씨의 작품을 애독했다. 그 독특한 시적 경지도 그렇지만 가장 먼저 감탄한 건 쿠보타 씨의 희곡이 그 누구보다 서양 근대극의 전통의 혼연한 모습을 일본적 표현 속에 살리고 있단 점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일본에서 처음으로 심리와 분위기 극을 만들고 심지어 소위 문학 정신에 통하는 극적 문체에 새로운 견본을 보여준 셈이다. 쿠보타 씨 본인이 말한 것처럼 '작품에도 행운과 불운이 있다'는 듯하다. 걸작이란 게 꼭 좋은 평가를 받는 법은 없다. 쿠보타 씨의 작.. 2022. 9. 8.
여성에게 2 - 키시다 쿠니오 예로부터 여장부男勝り란 말이 있다. 지금의 일본 여성은 하나도 빠짐없이 여장부가 되어야 한다.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여겨지는 일이라도 그 성질을 잘 음미하면 단지 습관적으로 그렇게 여겨질 뿐으로 실제론 여성의 본능에도 적합하며 여성의 생리적 조건에 적합하지 않단 이유도 성립되지 않는 게 다수이다. 여성의 생명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하나 이 아름다움이란 게 시대에 따라 또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여러 사례로 설명할 수 있으며 평화에 익숙한 사회에만 통용되는 '아름다움'이란 게 전란의 시대에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는 오늘날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확실히 알 수 있을 터이다. 여장부란 말은 주로 정신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듯한데 우리는 용모 면에서도 여성이 좀 더 늠름함을 존중하고 가녀린 여자라 불리는 걸.. 2022. 9. 7.
여성에게 1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이번 사변 이후로 전일본 여성의 기원을 밤낮으로 가슴 밑바닥에 간직하고 있다. 또 그녀들이 역사상 한 번도 보지 못한 이 민족의 대시련에 버티는 힘으로 이윽고 조국 일본을 구해내리라 굳게 믿는다. 한 나라의 정치가 남자의 손에 맡겨져 있단 견해로 본다면 여성 모두가 피통치자 입장에 있는 듯하지만 그런 의미의 정치는 오늘날 누구의 눈에도 막다른 길에 이르러 있으며 일본은 장래에 이러한 정치의 지배서 다시 일어서리라. 요컨대 만민익一찬의 신정치가 우리의 큰 희망을 품고 태어나려 하고 있다. 작기로는 한 집안의 분위기부터 크기론 사회 풍조에 이를 때까지 여성의 세밀한 심정을 통해 이를 '본래 마땅한 모습'으로 이끄는 건 지금만한 찬스도 없지 싶다. 인심의 황폐는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동란 속에서..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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