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작품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어두컴컴한 유리 찬장 안. 그림, 도자기, 당피, 갱묘, 상아조각, 주금 등등 여러 나라의 사료가 빼곡히 놓여 있다. 초여름 오후. 멀리서 차르멜라의 소리가 들린다. 긴 침묵 후, 시바 코우칸이 그린 네덜란드인, 대뜸 슬픈 탄식을 내쉰다. 코이마리 찻잔에 그려진 카피탄, (네덜란드 인을 보면서) 왜 그런가? 얼굴색이 안 좋은데―― 네덜란드인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조금 두통이 있어서―― 카피탄 오늘은 묘하게 푹푹 찌니 말이야. 당피 꽃 사이에 멈춰 선 앵무 (옆에서 카피탄에게)거짓말이에요 카피탄! 저 사람은 두통 같은 게 아니에요. 카피탄 두통이 아니라니? 앵무 사랑인 거죠. 네덜란드인 (앵무를 위협하며) 괜한 말하지 마! 카피탄 (네덜란드인에게) 가만히 있어보게. (앵무에게) 그래서, 누구에게..
2021.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