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928 새로운 연극 - 키시다 쿠니오 문학좌는 소위 '신극' 아닌 새로운 극의 수립을 표방해 세워졌다. 5년 동안의 걸음은 올바른 방향을 향했는가. 나는 지금 이를 판정할 지위에 있지 않으나 아마 이것만은 말할 수 있을 듯하다――만약 현재의 문학좌에 부족한 게 있다면 그건 시대가 조금 극속도로 진전한 탓이기도 하다. 문확자는 올바르게 걸어야 하는 길을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었으며 심지어 이는 10년을 필요로 한 길이었다. 뜀박질로는 어떻게 못할 길을 한사코 걷기 시작한 자의 숙명을 몸으로 실감하면서도 그와 별개로 긍지는 잃지 않은 채 하나하나 방법을 궁리하며 시국하의 연극인으로서의 정신적 비약을 이루는 게 전좌 일동의 바람이지 싶다. 이는 방침의 변화가 아닌 헌신일 뿐이다. 새로운 연기의 길이 문확자에게만 열리리라 믿는 건 나 하나뿐이 아.. 2022. 12. 28. 회의적 선언 - 키시다 쿠니오 요 2, 3년 동안 내가 읽은 것중에 쥘 르나르의 일기만큼 내 마음을 움직인 건 없다. 나는 결코 그를 소위 '위대한 작가'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나 '인간의 작음'을 겸비한 남자인 줄은 몰랐다. 나는 이 일기를 편집하면서 미간에 주름을 잡고 겨드랑이에 땀을 흘렸다. 이 비좁은 어깨, 오만함, 깊은 질투, 명성을 향한 비속한 집착, 병적인 에고이즘……그는 정말로 불쌍해 웃어주기에 마땅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함'을 폭로하면서 그 '추함' 뒤에서 맹렬히 빛나는 걸 보여주고 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 그는 남이 자신을 향해 해야 할 말을 자기 스스로에게 하고 있다. 심지어 그 태도에는 고해와 같은 시끄러움도 없으며 악을 드러내어 뽐내는 모습도 없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자신이 가진 '.. 2022. 12. 26. 아름다운 일본어와 대화 - 키시다 쿠니오 토모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츠키지좌의 작업은 매일 눈부신 약진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현재의 신극단 중에 가장 착실하며 가장 순수하게 연극 정신을 지키고 기르고 있을 이 츠키지좌는 서서히 적막한 연구극 영역에서 탈피하여 '극' 그 자체의 본질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적어도 진정으로 연극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꽤나 만족시킬 무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배우 제군도 물론 끝없는 정진을 통해 연기상의 진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와 나란히 이 츠키지좌가 소위 '올바른 목표'를 위해 유망한 두세 배우를 얻은 것 또한 정말로 그 동향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 동시에 이 행복한 결합은 기존의 신극에 대한 편견을 일소하는 명확한 데먼스트레이션이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칸사이 공연에서 특별히 선택된 연극은 결코.. 2022. 12. 25. 희곡집 '까마귀'의 인상 - 키시다 쿠니오 세키구치 지로 군의 두 번째 희곡집이 나왔다. 목차에 관계 없이 작품 완성도를 통해 아니, 정확히는 내 취향을 따라 이 책에 담긴 아홉 희곡에 등급을 매기자면 아래와 같으리라. 가을의 끝 여배우 선전업 까마귀 거지와 꿈 승자 피승자 한밤중 그들의 평화 밤 여자와 남자 이렇게 매긴 등급이 작가 입장에선 내키지 않을지도 모르나 그건 중요치 않다. 나는 세키구치 군의 특징이 가장 높게 발휘된 작품이 아니라면 되려 그에게 꽤나 부족한 것, 내지는 그가 항상 추구하던 걸 용감히 그 안에 넣어 집요하게 이를 쫓는 작품에 큰 관심이 갔기 때문이다. '가을의 끝'은 말하자면 세키구치 군의 진가가 발휘된 작품이다. 그의 진가인 모랄 센스의 비판이 가장 맑고 깔끔한 표현에 이르러 일종의 서정미마저 품어서 혼연한 예술적 완.. 2022. 12. 24. 감상 - 키시다 쿠니오 문학이란 걸 전문적이다 생각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또 이를 전문적이지 않다 생각하는 일면도 있을 터이다. 전문가만이 관심 가지는 문학과 전문가는 관심 가지 않는 문학(?)이 확연히 갈리는 점에 우리나라 현대 문화의 특수성이 있다 본 나는 오늘날 우리가 하는 작업의 고된함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개개인의 문제는 제쳐두고 일반적인 문학자가 세간을 얼마나 먼곳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또 세간은 문학자를 어떤 '특이한 존재'로 대하는가. 이 점은 모두가 아는 듯하면서도 사실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단 사실을 나는 신기하게 생각한다. 이제 문단이란 특수국에는 세간에 통용되지 않는 풍속이나 습관이, 또 언어가 존재하며 이를 존중하고 따르지 않으면 전문가의 자격을 잃게 된다. 때문에 순문학은 이를 따라 심경.. 2022. 12. 23. 보은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아마카와 진나이의 이야기 저는 진나이라고 합니다. 성은――글쎄요, 세간에선 이전부터 아마카와마카오의 옛지명 진나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아마카와 진나이――선생님께서도 이 이름은 아시나요? 아뇨, 놀랄 건 없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아시는 것처럼 이름 높은 도둑이니까요. 하지만 오늘 밤 찾아 온 건 훔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것만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선생께선 일본에 있는 바테렌신부 중에서도 높은 도덕을 지닌 분이라 들었습니다. 해서 보면 도둑 소리 듣는 녀석과 잠깐이라도 함께 있는 게 불쾌하실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도 생각만큼 도둑질만 하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쥬라쿠다이에 불린 루손 스케자에몬의 고용인 중 한 명도 진나이라 이름을 밝혔지요. 또 리큐코지가 중용하던 '붉은머리'라 불리는 물병도 .. 2022. 12. 22.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55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