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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츠키지좌의 '옛친구'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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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몬의 '옛친구'가 타츠노 유타카 씨의 기교 있는 번안을 통해 내가 예전부터 주장하는 '서양극의 소화'가 이뤄져 전례 없는 무대적 시범을 제공하고 있단 사실을 남몰래 유쾌하게 여기고 있다.
 물론 그 무대서 서양극이 가진 '이국성'을 찾을 수는 없으며 그 점은 번안자의 의도일 터리라. 하지만 그만큼 원작의 '희곡적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의 작가가 아직 이르지 못한 심리적 표현의 묘미를 발휘하고 또 인물의 성격에 점잖 떠는 애매함을 남기지 않은 게 배우의 연기 감각을 '구석구석까지' 이르게 한 결과가 되었다.
 작품 그 자체는 별 특징 없는 단편극으로 1920년대에 흔해 빠진 사실적 심리극에 지나지 않으나 현대 연극은 어떠한 유파도 한 번 이 관문을 통과한 만큼 배우의 표현 능력은 이를 시금석 내지 발판으로 삼아 개개의 단련을 더해야 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또 이는 동시에 이러한 무대가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한 명의 우수한 배우가 그 기예를 부족함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가장 '개성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관객을 완벽한 몰입에 이끄는데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츠키지좌의 무대는 신극이 과거에 '깨지' 못한 껍질의 일부를 훌륭히 훌륭히 깨냈고, 이는 눈을 번뜩일 정도는 아니라도 볼 줄 아는 사이 보면 일본 신극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인정할만한 정도의 성공을 품고 있었다.(193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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