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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아카데미의 받아 쓰기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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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 3세의 궁안에선 황후 외제니를 중심으로 당시의 쟁쟁한 문학자를 모은 특색 있는 집회가 열렸는데, 어느 틈엔가 그 자리서 '비서 놀이'란 유희가 시작되었다.

 어느 날,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출제자가 되어 유명한 '아카데미의 받아쓰기'를 하게 되어 경쟁자를 모집했는데, 출제자가 출제자인 만큼 대다수의 신하들은 여러 구실로 꼬리 말고 도망칠 뿐이었다.

 어찌 됐든 용감한 사람들만이 연필을 들었다. 용감한 사람들이란 황제 나폴레옹 3세, 황후 외제니, 학문에 자부심을 가진 귀족과 소수의 대관들, 그리고 문학자들 중에선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옥타브 퓌이에, 그 외에 멧텔니히 공작과 그 부인 폴리누 등이었다.

 멜리메는 이윽고 문제 문장을 읽기 시작했다.

 이윽고 답안을 모으는 단계가 되자 다들 불안스러운 얼굴을 마주했다.

 모은 답안의 오답을 확인한 메리메의 입가에는 유쾌한 웃음이 지어져 있다.

 결과가 발표 되었다.

황제 폐하, 실수 열다섯 개……

황후 폐하, 실수 예순두 개……

멧틸니히 공작 부인 마흔두 개……

알렉상드르 뒤마 씨, 스무 개……

옥타브 퓌이에, 열아홉 개……

멧틸니히 공작 각하, 세 개……

 

 두 아카데미 회원은 크게 체면을 잃고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그걸 본 일동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알렉상드르 뒤마가 자리서 일어나 가장 어린 외국 귀빈 멧틸니히 공작 앞에 나서서 공손히

 "공작, 아카데미서 식자법 강의를 해보심은 어떠십니까"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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