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테이코 씨의 '클래스회'는 읽어보고 꽤나 재밌다 생각했다. 여자만 오르는 무대란 구조는 어찌 되었든 여자가 아니고선 쓰지 못하는 심리와 정경의 뉘앙스가 훌륭히 나를 사로잡았다. 여배우들의 '연습곡'으로서도 상당히 쓸만하며 그럴싸하다. 여기에 남자만 오르는 무대 한 막을 나란히 걸 수 있다면 그것도 또 독특한 맛이 내지 않을까 하고 순간 흥행사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도쿠가와 무세이 군이라는 어려운 상대를 위해 연습 편의를 봐주어 적은 머릿수의 한 막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문득 머리를 스친 게 타츠노 씨의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이게 우연히 남자뿐이라서 살짝 간질간질하던 참이었다.
또 하나는 코야마 유시 군의 '어족'이었는데 이는 같은 작가의 대표작 '세토우치해의 아이들'의 '여동생'이라 해야 좋을 좋은 작품으로 연습하는 보람이 좋았다. 무엇보다 등장인물이 많고 그러면서 사실미 넘치는 이 연극이지 않은가. 일좌의 배우만으론 나잇대를 채우기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구태여 하기로 한 건 다행히 토야마, 모리 두 여사가 게스트로 와줬기 때문이다.
대신 기대하고 있던 호리코시, 나카무라, 미야구치 제군이 병이나 기타 이유로 오지 못한 건 배역 전체에 어폐를 낳았다. 경험 없는 연구생 하나를 임시로 사용했다.
"클래스회"는 쿠보타 만타로 씨가 "아버지와 아들"은 이와타 토요 씨가 연출을 맡아주었다는 걸 특필해야 하리라.
나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연출역을 사양하였는데 이와타 간부가 도와달라기에 도리 없이 받아들였다. 다나카 치카오 군과 작가들이 내 손이 닿지 못하는 구석을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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