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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여성에게 2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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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여장부男勝り란 말이 있다. 지금의 일본 여성은 하나도 빠짐없이 여장부가 되어야 한다.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여겨지는 일이라도 그 성질을 잘 음미하면 단지 습관적으로 그렇게 여겨질 뿐으로 실제론 여성의 본능에도 적합하며 여성의 생리적 조건에 적합하지 않단 이유도 성립되지 않는 게 다수이다.

 여성의 생명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하나 이 아름다움이란 게 시대에 따라 또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여러 사례로 설명할 수 있으며 평화에 익숙한 사회에만 통용되는 '아름다움'이란 게 전란의 시대에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는 오늘날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확실히 알 수 있을 터이다.

 여장부란 말은 주로 정신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듯한데 우리는 용모 면에서도 여성이 좀 더 늠름함을 존중하고 가녀린 여자라 불리는 걸 내키지 않게 됐으면 한다. 여자가 다소곳해야 한다는 건 남자만으로 만사를 처리할 수 있었던 시대의 요구이다. 다소곳함은 물론 여자의 강점이기도 하나 방향이 잘못되면 단지 소극적이며 남성의 장난감으로 끝나는데 만족하는 하나의 풍조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시대에 다소곳한 여성이 한 명이라도 있냐는 견해도 있으리라. 실제로 없을지도 모르지만 다소곳하려 노력하며 실제로는 그저 약하게 굴고 있을 뿐인 젊은 여성도 없지 않다. 한편으론 꽤나 활발하며 남자 따위 안중에도 없는 듯한 혹은 되려 다양한 남자로 머릿속이 가득한 근대 소녀가 도심에선 이따금 보이고 있다. 그런 활발한 여성들은 의외로 여자의 '특권'을 휘두르며 남자의 도움만 바라고 있다.

 새로운 여성의 힘과 아름다움이 어디선가 싹트고 있으리라 우리는 믿고 있다.

 공장에서, 농촌에서, 도시 한가운데에서 건강한 육체와 '일'을 가진 걸 긍지로 삼는 정신이 빠릿빠릿한 표정이 되어 밝은 하늘 아래를 걸으며 건설 현장으로! 건설 현장으로! 걷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우리는 일본의 장래를 위해 여성 만세를 외치고 싶어진다.

 집을 지켜야 하는가, 밖에 나가 일해야 하는가 생각할 때가 아니다. 어느 때라도 밖에 나가 훌륭히 일할 수 있는 여성이야말로 진정으로 앞으로의 가정을 힘차게 지켜내고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밖에서 나가는 것과 집을 지키는 건 조금도 모순되지 않았단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의 젊은 여성은 자신 스스로를 훈련해야만 한다.(쇼와 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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