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작품의 가치를 공리적 관점에서 논하는 건 내 취미에 맞지 않는다. 띠라서 근대극을 읽는 게 얼마나 이로운 일인지는 정말로 문학을 사랑하는 자만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내가 신뢰하는 하세가와 미노키치 군의 손에 '근대극 전집'이 간행되는 지금,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싶다.
하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새로운 희곡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물론이요 비교적 희곡과 가깝지 않은 사람도 부디 이 전집을 읽어 "이게 희곡의 재미구나"하는 "재미"를 발견하여 문학 감상의 눈을 넓혔으면 한다.
하나, 오늘까지 일본에 소개된 해외 희곡은 주로 번역가 개인의 취미를 기준으로 선택되었다. 그 결과 당연히 소개되어야 함에도 아직 소개되지 않은 작가 및 작품이 다수 전재했다. 때문에 이번엔 각국 문학 전문가가 한데 모여서 올바른 문학적 견지서 제각기 대표 작가의 대표작을 엄선하였으며 번역가 또한 자타공인 적임자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았다. 그러니 말하자면 이번 전집은 오늘날의 사정에 적합하며 어느 한 곳에 편중되지 않고 체계가 잘 갖춰진 총서라 해도 지장이 없다.
하나, 프랑스극의 연구자인 내 개인적 입장에서도 오늘까지 일본 문단이 가장 돌아보지 않은 프랑스 근대극의 모습이 누구의 예상도 용납하지 않을 풍부한 색채로 일본 독자의 앞에 제시된다는 건 무엇보다 유쾌한 일이며 또 자랑스럽기도 하다.
입센, 스트린드베리, 체호프, 하웁트만, 와일드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반드시 뮈세와 포르토리슈의 이름을 알아야만 한다. 이러한 프랑스극의 전통에 속하며 특히 눈부신 정점을 가진 작품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문예애호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복음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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