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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신극의 대중화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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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 극장의 말을 흉내내 소위 신극 단체가 각본난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끝내는 서양극을 번역하게 된다. '대물주의'로 가는 게 흥행 성적을 올릴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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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무작정 쓴 창작물로는 신극을 기를 힘이 없다. 하지만 번번이 말한 것처럼 번역극 시대가 지나간 중대한 이유가 오늘날만큼 명확히 밝혀진 적도 없다. 무엇보다 그만한 포부를 품고서 계속되어 상연되는 번역극은 한편으론 관객층을 한정짓게 하고 한편으론 배우 연기를 기형화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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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는 요즘 약간의 실례를 통해 신극은 배우가 뛰어나지는 것으로 대중화되는 것이며 동시에 배우가 그렇게 사람을 사로잡으면 각본난은 당장은 아닐지언정 서서히 해결되리란 지론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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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협극단소가 상연하는 '북동의 바람'은 신극으로서 누가 봐도 재밌는 연극이었다. 여자와 아이를 제외하면 이거라면 신극도 볼만하겠지 싶었다. 요컨대 주제의 보편성, 인물의 유형 아닌 전형, 잘 조사된 대사 등을 두세 명의 중심 배우가 거의 완벽한 '현대적 연기'를 뽐내며 무대 위에 섰다. 타키자와, 오자와급의 배우가 네다섯 명 더 있으면 신극단은 훌륭한 직업이 되고 각본도 부족할 일이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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