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한 마디(키시다 아키코에 관해)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7. 11.
728x90
반응형
SMALL

 

 내가 여기서 죽은 아내를 논하는 건 자제하고 싶다. 두 딸들도 무언가 쓰라는 위원들의 권유를 받은 듯하나 그것만은 봐달라고 내게 청했다. 이 또한 알아줬으면 한다.

 이 기념첩은 우리 일가가 받은 과분한 우정의 산물이다. 나도 딸들도 또 죽은 아내의 지인 일동도 감사의 말 이외엔 할 말이 없다.

 편집의 고생을 맡아준 이가 야마 군은 죽은 아내의 유고를 담고 싶다 말했으나 본래 펜을 들 여유도 없고 준비되지 않은 단편적인 일기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 일기는 결코 공표해도 좋을 물건이 아니리라. 단지 유고란 의미가 아니라 그녀의 평생 중 한 시기의 면모를 전한다는 의미서 극히 일부만을 시험 삼아 읽어보았다. 와카 또한 평생 동안 지었다기보다는 병상에 누운 몇 달 동안 마음 가는 대로 노트에 적은 정도이기에 고인은 분명 얼굴을 붉히며 왜 그런 걸 보냐고 말할 테지. 하지만 나는 구태여 그 일부를 여기에 수록하였다. 죽기 직전 그녀가 품은 거짓 없는 마음을 알만한 사람은 알아줬으면 한다.

 나 개인이 생각하기론 시기상 이런 기획은 물론 찬반의 여지를 부를 터이다. 하지만 지극히 내부의 이야기로 해두자는 조건을 두고 젊은 친구 제군의 배려에 모든 걸 맡기기로 했다. 따라서 이 기념첩은 죽은 아내와 우리 아내에게 가장 가깝고 말하자면 '알음알음 아는 사이'를 허용해준 방면의 분들께만 주고 싶다는 게 내 절실한 바람이다.

 때문에 이 기념첩은 무엇보다도 두 딸을 위한 선물로서 고맙게 받아들이고 싶다.

 편집 위원 및 죽은 아내를 향해 호의로 가득 찬 말을 건네준 분들께 두터운 고마움을 전하는 바이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