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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나의 생활 기술' 후기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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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일본인은 올바른 '생활관'을 지니지 않았다는 게 여러 상황서 증명되곤 하나, 그와 동시에 어느 틈엔가 넓은 의미의 '생활의 기술'을 잃어 굉장히 어색하기 짝이 없으며 국민으로선 꽤나 손해인 '삶의 방식'을 취하고 있단 사실을 부정할 수 없지 싶다. 많은 사람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단지 세간이란 게 원래 이렇다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시대에 유럽과 미국 사람의 '생활' 그 자체를 찬가 할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확고한 생활관과 자연에서 갈고 닦인 일종의 생활 기술을 익혔고 그걸 통해 업무 능률을 높이며 건강을 유지하고 사교를 즐기면서 민족적 우월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생각하면 우리 일본인이 왜 오늘날 '생활'이란 문제를 새삼스레 재검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는지 저절로 알 수 있을 터이다.

 우리의 선조는 제각기의 시대에서 일본인의 훌륭한 생활 정신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생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시국에서 국민 생활을 재점검함에 우리 전통의 재인식과 새로운 세계관의 파악을 기반으로 삼아야 하는 건 물론이나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밀고 갈 목표는 반드시 일본인의 생활력 강화에 있어야 하며 그 실천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고도의 기술을 발견하고 획득한 뒤 이를 습성으로 삼는 걸 불가결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생활' 내용에 관한 연구도 부족하며 '생활'이란 문제를 다루는 법에도 익숙하다 할 수 없다. 심지어는 '생활'이란 말의 용법마저 일본인 사이서 엇갈리는 실정이다.

 이번에 나이토 아로 씨가 번역한 앙드레 모로와의 '나의 생활 기술'은 그런 우리에게 굉장히 재미난 참고 사항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 연구 방면에서 독특한 영역에 이른 프랑스 문학자의, 지나치게 정교하고 치밀한 경향은 있으나 꽤나 날카로운 '생활'의 견해가 오늘 서로가 눈치채지 못하는 점을 지적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기술"이니 "사랑하는 기술"이니 "나이 먹는 기술"이니 참으로 프랑스 사람 취향의 제목이 걸려 있다. 일본인이라면 기술이라 하지 않고 비결이나 마음가짐 같은 말을 쓸 테지. 혹은 '길'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따라서 그 점에선 '귀감'하고도 통하는 면이 있으리라. 그와 별개로 문하적 가치 표준의 기반이 존재하여 윤리적이고 과학적이며 심미적인 센스가 감도는 건 놓칠 수 없다.

 혹은 우리 일본인에게 프랑스인 모로와의 사상은 너무나 초국경적일지 모른다. 이를테면 그 '생활관'도 갖은 개인주의적 입장을 벗어나지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런 점은 이 책을 읽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점으로 지금의 우리에겐 그마저도 잘 각오한 채 읽으면 하나의 귀중한 교훈이 되리라고 여겨진다.

 나는 일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활'이란 걸 더 넓게 그리고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진정한 '문화' 건설은 어렵다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서적의 소개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갖은 방면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인물에게 이 서적을 권하고 싶다. 왜냐면 아무리 사사로운 문제라도 일본인 전체의 명성과 행복 여부에 관련된 한 무관심할 수 없는 시국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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