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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근황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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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좌 3월 공연인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를 연출하게 되어 시나노쵸의 아틀리에 근처에 여관을 잡아 연습에 매진할 생각이다. 모르는 사람 없는 '밑바닥에서'서 일본 배우를 활용하는 게 얼마나 러시아적이며 밝은 극이 될지 시도해보는 게 기대된다. 각본은 진자이 키요시 군의 새로운 번역본으로, 21일 리딩 전까지 내게 전달될 예정이다. 나는 그렇게 믿으며 제각기 인물에 어울리는 명대사를 모든 배우가 기상천외한 분위기로 떠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비가 그친 오다와라 해변가를 일을 도와주러 온 N양과 터덜터덜 걷고 있자면 물가서 몇몇 남자가 기세 좋게 무언가를 낚아채고 있다. 이미 모래사장으로 던져진 꽤나 큰 물고기를 들여다 보니 숭어가 분명하겠지 싶었다. 그때 아이를 업은 부인 하나가 다가왔다. 나는 그 부인에게 물었다――이건 뭔가요? 그 부인은 딱잘라――농어에요, 라고 답했다. 농어라면 대단한걸. 그런 생각에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긴 뜰채를 휘둘러 던진 한 남자가 대물을 낚아 올리는 걸 보았다. 방금 전의 배는 되어 보이는 거물이었다. 나는 그 남자의 자랑스러운 듯한 눈을 보며 웃으며 축하해요란 말 대신에 말했다――농어인가 보군요. 그 남자는 가볍게 시선을 돌리며 '숭어야'하고 말했다.
 나는 애매모호한 지식이란 게 바로 이런 거라고 훈계하듯이 옆자리의 N양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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