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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생각지 못한 수확'에 대해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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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경애하는 선배, 나이토 아로 씨의 근저 '생각지 못한 수확'에 대해 무어라 적으라는 게 본지 편집자의 명이다. 
 먼저 내용은 '정관과 소요', '사람과 작품', '인상과 추억', '독후', '신변잡사', '십이 인 일 수' 여섯 개로 나뉘고 이에 사엽의 서정적인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각 항목은 또 제각기 풍부한 표제를 품고 있으나 그 하나하나를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새는 없다. 단지 약간의 사례를 꼽자면 "프랑스 문예의 맛"이란 문장은 아마 오늘까지 어떤 전문가도 건드리지 않은 문제를 친절히 또 수완 좋게 건드린 것으로 "소심의 시인 베를렌" 및 "상선 테나시티의 작가' 둘은 참으로 희소한 이해와 애정으로 쓰여진 글로 '인상과 추억'란은 특히 저자의 유쾌하면서도 감동으로 가득 찬 눈초리를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수필로 주로 파리 연극의 앞뒤가 그려져 있다.
 '신변잡사'는 나이토 씨의 선량한 '아버지 행색'을 발휘한 꽤나 철학적인 명상록으로 자녀 교육에 임해야 하는 자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리라.
 마지막 '십이 인 일 수'는 나이토 씨의 특기인 프랑스시 번역 중 회심의 시들을 수록한 걸 테지.

하얀 달
숲에 든 빛
가지마다
새나오는 목소리

 처럼 읽는 것만으로 베를렌의 혼이 저절로 나이토 씨의 혼으로 되살아나는 이 구를 낳은 것이다.
 요컨대 나이토 씨는 전문가의 노트향에서 벗어나 문학을 이야기하고 문학을 가지고 노는 호탕한 사람 중 하나이다. 따라서 어떠한 예비지식 없이 이 한 권을 읽는 자도 충분한 이해와 그 이상의 감명을 얻을 수 있을 테며 하나의 취향서로서 근대 교양 있는 사람들의 유희가 되리라를 나는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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