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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우 사이세이는 된 사람이다. 나는 사실 얼마 전까지 무로우 사이세이만큼 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았다. 된 사람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한 집안을 이룬 사람이라 생각하면 된다. 혹은 다른 어떤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된다. 무로우는 거창하게 형용하면 자연만물 위에 무로우 성좌가 있다며 안하무인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엉덩이를 붙이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다.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면 내 주위에도 태반은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두려워 않는다. 내견도――내견이란 말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스스로에게도 자신은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밑바닥에서는 조금이나마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공포의 유무를 이야기할 때면 무로우 사이세이는 굉장히 강하다. 세간을 신경 쓰지 않을뿐더러 신경 쓰려고도 하지 않는다. 정원을 가꾸고 이야기를 쓰고 싹에 물을 주고――아까도 말한 것처럼 자연만물 위에 무로우 성좌가 있다는 양 어면동 천장에 엉덩이를 틀고 있다. 나는 무로우와 친해진 후에 그 점에 제일 감탄한 건 물론이요, 그 점에 감탄한 걸 적잖은 행복이라 여기고 있다. 얼마 전 "높은 언덕의 꽃"을 평할 때에 시인 무로우 사이세이에 대해 말했으니 이번에는 살짝 친구――라기 보다도 무로우의 됨됨이를 적기로 했다. 물론 이 또한 무로우이기에 "이거 참"하고 혼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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