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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콘도 코이치로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by noh0058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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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도 군은 만화가로 유명했다. 지금은 정도를 밟는 일본 화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건 우연이 아니다. 만화에는 발상이 해학적인 만화가 있다. 그림 자체가 해학적인 만화가 있다. 혹은 양쪽 모두를 겸비한 만화가 있다. 콘도 군의 만화의 대다수는 이 둘을 겸비한 만화가 아니라면 그림 자체가 해학적인 만화였다. 단지 차림새만 가다듬으면  한 장의 만화가 곧 한 폭의 산수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콘도 군의 그림은 예스럽지 않다. 낭과와 같은 물과 산의 그림에서도 어디선가 고기 냄새가 나는 고집스러운 면모가 숨어 있다. 곳곳에 예술가로서의 탐욕이, 갖은 것에서 수분을 흡수하려는 바람이 노골적으로 느껴져 유쾌하다.
 오늘날의 풍속은 어제의 풍속과 같지 않다. 어제의 풍속은 반항적인 한 편으로 냉담한 게 기본이었다. 오늘날의 풍속은 반항적이지 않은 한 편으로 냉담한 게 기본이다. 두 종류의 풍속이 뒤섞인 현대 일본에 자리하기 위해서는――콘도 군도 금상좌상 위에 엉덩이를 축 붙이고 죽을 각오로 임해야 한다.
 콘도 군과 처음 만난 게 마침 작년의 이맘쯤이었다. 그는 당시 신경쇠약이라면서 도무지 의욕을 내지 못 했다. 하지만 거의 통나무 같은 벚나무 지팡이를 지니고 있었던 걸 보면 아무리 신경쇠약이라도 개 정도는 박살낼만한 용기가 남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얼마 전에 만났을 때에는 신경쇠약이 나아졌다며 꽤나 기운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건강도 회복된 게 틀림없지만 그 사이에 명성이 크게 오른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그때 콘도 군과 코즈키 호우안 씨의 이야기를 조금 했다. 콘도 군은 요령도 여전했다. 서생 같은 용모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통나무 같은 위대한 벚나무 지팡이만은 다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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