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쟈쿠세이란 사람이 '분게이슌쥬' 3월호에 니고잔념첩옛것을 아쉬워하다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을 보기에 우리가 긍정하기 어려운 게 둘셋 있어 아래에 그걸 적어 엔쟈쿠 세이의 뜻을 묻는다.
(하나) 춘대春台란 말이 노자에서 나왔음은 들었다. 노자에 "중인희희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여향태뢰소를 잡아 잔치를 여는 게 여등춘대봄철 누각에 오른 듯하구나"라 되어 있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춘대, 봄철 누각을 "천자가 시녀와 놀던 곳"이라 해석하는 건 어떤 출처를 기반하는가. 내 어리석은 소견에 따르면 춘대란 예부礼部의 이명일지다. 예부는 춘대 이외에도 용대나 남성이라고도 하며 예위란 표현도 사용된다. 봄 춘春자가 들어갔다 한들 꼭 여자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송의 그림 중에 춘궁비유도가 있어 춘화가 춘궁이란 말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춘궁이란 본래 동궁을 말하는 것이다.
(둘) 재인才人을 여성 관리의 이름이라 말한 걸 들었다. 재인이란 관직은 진 무제에 시작되어 송에 이를 때까지 이를 계속 사용하였다. 하지만 단순히 재능 있는 사람을 재인이라 불러도 지장이 없는 건 물론이다. 사원辞源에도 "유재지인왈재인재능 있는 사람을 재인이라 부른다. 요언재자또 재자라고도 부른다."라 되어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으리라. 엔쟈쿠세이는 절대 재인이라 부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된다고 말한다면 위에 적은 것처럼 출처를 들고 와라.
(셋) 사토 하루오, "키츠의 묘서가 경매에 붙여진 날"이란 제목의 시를 짜냈다고 말했다 들었다. 그러나 짠다는 건 시를 짓는단 말이다. 즉 시를 만들었단 말이 된다. 하지만 키츠 운운하는 시는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으로 사토 하루오가 짤 리도 없다. 그런 걸 짰다고 말한다면 사토 하루오에게도 민폐이다. 짰다는 말에 번역했다는 의미가 있는가? 있다면 고개 숙여 사과하리라.
(넷) 문하를 식객을 뜻한다 말한 걸 들었다. 평원군에게 식객 문하가 많았던 건 사기에 적혀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후한서궁전에 "과서성려청경수청류문하"라 되어 있다. 이는 물론 제자를 말하는 것이다. 그럼 누구의 문하로 바꿔도 지장은 없을 터이다. "벼슬에 뜻 있는 자 입을 가볍게 놀리지 말라"는 말은 딱 엔쟈쿠세이에게 맞는 말일 테지.
분게이슌쥬 독자 중에는 소년도 많으리라. 그러한 독자는 니고잔념첩으로 잘못 알기 쉬우니 주의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염인파염원입례첩"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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