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등나무 장의자에 멍하니 누워 있다. 눈앞에 난간이 있는 걸 보면 배 간판이라도 되는 듯하다. 난간 너머에는 회색 파도에 뛰어드는 생선인지가 빛나고 있다. 하지만 무얼 위해 배에 탔는지는 이상하리만치 떠오르지 않았다. 일행이 있는가 혼자인가. 그런 것마저 애매했다.
파도 너머도 안개가 짙은 탓인지 한없이 애매하기 짝이 없다. 나는 장의자에 누운 채로 몽롱히 피어오른 안개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어졌다. 그러자 염력이라도 통한 것처럼 서서히 섬 그림자가 떠올랐다. 중앙에 산 하나가 우뚝 선 원뿔에 가까운 섬 그림자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강의 윤곽 이외엔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먼저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옅은 섬 그림자는 여전히 희미하기만 하다. 염력도 이번에는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이때 나는 오른쪽에서 누군가가 웃는 걸 들었다.
"하하하하하하하, 안 되는군요. 이번에는 염력이 안 통하나 봅니다. 하하하하하하."
오른쪽의 등나무 의자에 앉은 건 영국 사람으로 보이는 노인이었다. 얼굴에 주름이 많긴 하지만 미남이라 해도 좋았다. 하지만 복장은 호가스의 그림에서나 볼 법한 18세기 유행을 따르고 있다. Cocked hat이라 하는 걸까. 은색 테두리를 가진 모자를 쓰고 자수가 된 조끼를 입고 무릎까지 밖에 오지 않는 바지를 입고 있다. 더군다나 어깨 위로 흐르는 건 자연 머리가 아니다. 무언가 묘한 가루를 뿌린 마색麻色 붙임머리다. 나는 당황하여 대답도 잊고 말았다.
"제 망원경을 쓰시죠. 이걸 쓰면 똑바로 보일 겁니다."
노인은 사람 나쁜 웃음을 지은 채로 내 손에 오래된 망원경을 건넸다. 어딘가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망원경이었다.
"오오, 땡스."
나는 저도 모르게 영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노인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섬 그림자를 가리키며 솜씨 좋게 일본어로 말했다. 가리킨 소매 끝에도 거품 같은 레이스가 달려 있다.
"저 섬은 슷산랩이라 하지요. 철자요? 철자는 S.U.S.S.A.N.R.A.P 1입니다. 한 번 볼 가치가 있는 섬이지요. 이 배도 대여섯 날은 정박하니 한 번 구경하러 가보시죠. 대학도 사원도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 서는 날은 장관이에요. 주변 섬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모이니까요……"
나는 노인이 말하는 동안 망원경을 들여다보았다. 지금 보이는 건 이 섬 해안가의 거리일 테지. 작은 집들이 깔끔하게 이어져 있는 게 보인다. 가로수 끝자락이 흔들려 바람이 부는 게 보인다. 사원의 탑이 우뚝선 게 보인다. 안개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게 또렷이만 보였다. 나는 크게 감탄하면서 거리 위로 망원경을 옮겼다. 그와 동시에 내 입에선 앗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망원경 너머로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 후지산과 닮은 산이 우뚝 서있다. 그건 특이할 게 없다. 하지만 산의 겉면이 채소로 한 가득 뒤덮여 있다. 양배추, 토마토, 파, 양파, 무, 순무, 당근, 우엉, 호박, 동과, 오이, 감자, 연근, 쇠귀나물, 생강, 파드득나물――갖은 채소로 뒤덮여 있다. 뒤덮여 있다? 뒤덮여――그렇지 않다. 이건 채소를 쌓아 올린 거다. 놀라운 채소 피라미드이다.
"저건――저건 뭐죠?"
나는 망원경을 손에 든 채로 오른쪽 노인을 보았다. 하지만 노인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단지 등나무 장의자 위에 신문 한 장이 놓여 있다. 나는 앗하고 생각하는 박자에 뇌빈혈 따위를 일으킨 거겠지. 어느 틈엔가 또 묘하게 갑갑한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 × ×
"어때요, 구경은 다 하셨나요?"
노인은 꺼림칙한 웃음을 지으며 내 옆에 앉았다.
이곳은 호텔 살롱일 테지. 분리파 양식의 가구를 갖춘 묘하게 넓은 서양방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안쪽에서 보이는 승강기도 오르내리락 하는 주제에 손님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별로 인기 없는 호텔인 모양이다.
나는 살롱 구석의 장의자에서 품질 좋은 하바나를 물고 있다. 머리 위에 덩굴을 내리고 있는 건 화분에 심어진 호박이 분명하리라. 넓은 잎 뒤에 숨은 노란 꽃이 보인다.
"네, 대충 둘러봤습니다――한 대 하시겠습니까?"
하지만 노인은 아이처럼 작게 고개를 젓더니 고풍스러운 상아 코담배를 꺼냈다. 역시나 어딘가의 박물관에서 본 거 같은 물건이었다. 이제 이런 노인은 일본은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테지. 사토 하루오에게 소개라도 해주면 꽤나 아낄 터이다. 나는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마을 밖으로 한 발짝 나가면 죄 채소밭 밖에 없더군요."
"슷산랩섬 주민은 대부분 채소를 기릅니다. 남자도 여자도 마찬가지죠."
"수요가 그렇게나 많나요?"
"근처 섬들에 파는 거지요. 물론 다 팔릴 수는 없지요. 팔리지 않은 건 도리 없이 쌓아 둔답니다. 배 위에서 보셨지요? 대략 이만 피트는 쌓여 있는 게?"
"그게 다 안 팔리고 남은 건가요? 그 채소 피라미드가?"
나는 노인의 얼굴을 보고는 눈을 껌뻑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인은 여전히 재밌다는 양 홀로 웃고 있다.
"네, 다들 재고지요. 심지어 고작 3년 만에 저만큼 높이 올렸으니까요. 옛날 재고까지 다 모으면 태평양도 채소로 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슷산랩섬 주민들은 아직도 채소를 만들고 있죠. 밤낮으로 만들고 있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만들고 있죠. 아하하하하, 하하하하하."
노인은 씁쓸하게 웃고는 재스민 향이 나는 손수건을 꺼냈다. 이건 단순한 웃음이 아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악마의 웃음과 닮아 있었다.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새로운 화제를 꺼내기로 했다.
나 "시장은 언제 서나요?"
노인 "매월 첫날에 반드시 서지요. 하지만 그건 평범한 시장입니다. 큰 시장은 일 년에 세 번――일 월, 사 월, 구 월에 서지요. 특히 일 월은 대목입니다."
나 "그럼 큰 시장을 앞에 두면 많이 시끄럽겠군요?
노인 "시끄럽고 말고요. 누구나 큰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정성껏 채소를 기르니까요. 인산비료를 주고, 기름 찌꺼기를 뿌리고, 온실에 넣고, 전류를 흘리죠――정말 말이 아닙니다. 개중에는 한 시라도 빨리 기르려는 통에 모처럼 소중히 기른 채소가 썩어 버리는 일도 있을 정도입니다."
나 "그러고 보니 오늘도 삐쩍 마른 남자 하나가 미치광이 같은 얼굴로 '이러다 늦겠어, 이러다 늦겠어'하고 채소밭을 뛰다니더군요."
노인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요. 신년 큰 시장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거리 상인도 하나 같이 눈에 불을 키고 있을 겁니다."
나 "거리 상인이라뇨?"
노인 "채소를 파는 상인 말입니다. 상인은 시골 남녀가 기른 채소밭 채소를 사지요. 가까운 섬에서 온 남녀는 또 그 상인에게 채소를 사고요――그런 순서입니다."
나 "오호라. 그 상인일 겁니다. 뚱뚱한 남자 하나가 검은 가방을 품에 안은 채로 '이러면 곤란합니다, 곤란해요'하고 말하고 다니는 걸 보았습니다――그럼 가장 잘 팔리는 건 어떤 채소인가요?"
노인 "그거야 신의 뜻이지요. 무어라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매년 조금씩 다른 모양이고 또 다른 이유도 잘 알 수 없으니까요."
나 "그래도 좋은 채소는 팔릴 거 아닙니까?"
노인 "그것도 잘 모르겠군요. 애당초 좋은 채소 나쁜 채소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정하게 되어 있는데……"
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정한다니요?"
노인 "몸이 불편해서야 채소밭에 못 나가지 않습니까. 채소를 못 만드는 만큼 좋고 나쁨을 보는 눈이 자타의 구별을 초월해 공평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왜 옆에서 보면 당사자가 놓치는 것도 잘 알기 마련 아닙니까."
나 "그럼 그 몸이 불편한 사람 중 하나겠군요. 방금 수염을 기른 맹인 하나가 진흙투성이 토란을 쓰다듬으면서 '이 채소의 색은 무어라 말할 수가 없군. 장미색과 하늘색을 하나로 합친 것만 같아'라고 말했지요."
노인 "그렇겠죠. 맹인은 물론 훌륭합니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건 더할 나위 없이 불편한 사람입니다.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보이고, 냄새를 맡지 못하고, 손발도 없으며, 이빨이나 혀도 없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이 출현하면 희대의 Arbiter elegantiarum결정권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분은 대부분의 자격은 갖추고 있는데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말이죠. 듣자 하니 요전 번엔 코에 고무를 녹여 부었다는데 역시 조금 냄새를 맡을 수 있나 봅니다."
나 "그래서 그분들이 정한 채소의 좋고 나쁨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노인 "어쩌고 자시고도 없습니다. 아무리 그분들이 안 좋다고 말해도 팔리는 채소는 잘만 팔리니까요."
나 "그럼 상인의 취향을 따르는 거로군요?"
노인 "상인은 팔릴 거 같은 채소만 사지요. 그러면 좋은 채소가 팔리는 건지는……"
나 "잠시만요. 그럼 애당초 불편한 분들이 정한 좋고 나쁨을 의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노인 "그야 채소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개 의심하지요. 그렇다고 만드는 사람에게 좋고 나쁨을 물어도 역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좋고 나쁨은 영양의 유무이다'하고 말하지요. 근데 또 다른 사람은 '좋고 나쁨은 맛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게 전부라면 차라리 간단하겠는데……"
나 "흐음, 더 복잡한가 봅니다?"
노인 "그 맛이든 영양이든 제각기 말이 갈리니 말입니다. 이를테면 비타민이 없는 건 영양이 없는 거라던가 지방이 있으면 영양이 있는 거라던가, 당근은 맛을 찾으면 안 된다던가, 무는 맛만 봐야 한다던가……"
나 "그럼 일단 기준이 맛과 영양 둘이다. 그 두 기준에도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다――대강 이렇게 보면 될까요?"
노인 "그런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도 있지요. 어떤 사람은 색에도 여러 기준이 있습니다. 미학 입문에서 말하는 차가운 색 따스한 색 말이에요. 이 사람은 빨간색 노란색 같은 따스한 색을 가진 채소라면 무조건 합격입니다. 하지만 파란색 녹색 같은 차가운 색 채소는 거들떠도 안 봐요. 그럴 만도 한 게 그 사람들의 모토는 '채소를 모두 토마토로 만들어라. 아니면 우리를 죽여라'라 할 정도니까요."
나 "어쩐지 셔츠 한 장 입은 호걸이 자작 채소를 쌓아두고 그런 연설을 하고 있었죠."
노인 "그렇습니다. 그 따스한 색을 한 채소는 프롤레타리아 채소라 합니다."
나 "그런데 쌓여 있던 채소에는 오이나 참외뿐이었는데……"
노인 "색맹이지요. 그 사람한테만 붉게 보이는 겁니다."
나 "차가운 색은 또 어떻습니까?"
노인 "역시 차가운 색 채소여야 한다는 사람이 있지요. 물론 이 사람들은 냉소를 하더라도 연설은 하는 법이 없지요. 단지 뱃속 안에서는 충분히 따스한 색의 채소를 싫어하는 모양입니다."
나 "그럼 비겁한 건가요?"
노인 "무얼, 연설을 하기 싫어하는 것보다는 연설을 못하는 거지요. 대개 술독이나 미독으로 혀가 썩어 버렸으니까요."
나 "아, 알 거 같군요. 셔츠 한 장 차림의 호걸 반대편에 얇은 바지를 입은 청년 하나가 호박을 따면서 '연설이라'하고 말했었지요."
노인 "아직 안 익은 호박이었죠? 그런 차가운 색의 채소를 부르주아 채소라 합니다."
나 "그럼 결국 뭔가요? 채소를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선……"
노인 "채소를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작 채소와 비슷한 건 전부 좋은 채소고 자작 채소와 비슷하지 않은 건 전부 나쁜 채소인 셈입니다. 이것만은 확실하지요."
나 "하지만 대학도 있지 않습니까? 대학교수는 채소학 강의도 하는 모양이니 채소의 좋고 나쁨 정도는 구분이 갈 법한데……"
노인 "근데 대학교수들도 슷산랩섬 채소는 완두와 잠두도 구분이 안 됩니다. 물론 한 세기 전의 채소만은 강의 안에 들어 있지만요."
나 "그럼 어떤 채소를 아는 겁니까?"
노인 "영국 채소, 프랑스 채소, 독일 채소, 이탈리아 채소, 러시아 채소. 가장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건 러시아 채소학 강의라 합니다. 한 번 대학을 보러 가시죠. 제가 요전 번에 참관했을 땐 안경을 낀 교수 하나가 병 안에 담아 절인 러시아 오이를 보여주면서 '슷산랩섬 오이를 보게나. 하나같이 파란색이지. 하지만 위대한 러시아 오이는 그런 얄팍한 색을 하고 있지 않아. 이렇게 인생 그 자체와 닮은 볼 게 많은 색을 하고 있지. 아아, 위대한 러시아 오이는……'하고 유창하게 말했지요. 저는 그때 감동한 나머지 이 주 가량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나 "그럼――그럼 말이죠, 역시 당신이 말하듯이 채소가 팔릴까 팔리지 않을까는 신의 뜻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노인 "뭐, 달리 방법이 없지요. 또 실제로 이 섬의 주민 중 대다수는 뱁랩베다를 신앙하고 있답니다."
나 "뭡니까 그 뱁랩 어쩌고는?"
노인 "뱁렙베다입니다. B.A.B.R.A.B.B.A.D.A라 쓰지요. 아직 못 보셨나요? 사원 안에 있는……"
나 "아, 그 돼지머리를 한 커다란 도마뱀 우상 말입니까?"
노인 "그건 도마뱀이 아닙니다. 하늘과 땅을 주재하는 카멜레온이죠. 오늘도 그 우상 앞에서 수많은 기도가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은 채소가 팔리는 기도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럴 만도 한 게 얼마 전 신문에 따르면 뉴옥의 백화점은 모두 이 카멜레온의 신탁을 받은 후에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니까요. 이제 세상 신앙은 여호와도 알라도 아닌 카멜레온으로 향하고 있다 할 정도입니다."
나 "그 사원 제단 앞에 채소가 잔뜩 쌓여 있었는데……"
노인 "그게 모두 공양입니다. 슷산랩섬의 카멜레온은 작년 팔린 채소를 공양 올리죠."
나 "하지만 아직 일본에는……"
노인 "이런, 누가 부르는 모양입니다."
나는 귀를 기울여 보았다. 확실히 나를 부르는 모양이다. 심지어 요즘 들어 축농증 때문에 코가 막힌 조카 목소리다. 나는 마지못해 일어나면서 노인에게 손을 뻗었다.
"그럼 오늘은 실례하지요."
"그런가요. 그럼 또 이야기하러 오시지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노인은 나와 악수한 후 태연히 명함 한 장을 건넸다. 명함 안에는 선명히 Lemuel Gulliver르무엘 걸리버라 인쇄되어 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린 채 놀라서 노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마색 머릿결에 둘러싸인 눈과 코가 또렷한 노인 얼굴은 영원한 냉소를 짓고 있다――그렇게 생각한 건 아주 잠깐에 지나지 않았다. 그 얼굴은 어느 틈엔가 장난기 많은 열다섯 살 조카 얼굴로 바뀌었다.
"원고 받으러 왔대요. 일어나세요. 원고 받으러 왔대요."
조카는 나를 흔들었다. 나는 코타츠에 누워 삼십 분 가량 낮잠을 잔 모양이었다. 코타츠 위에 놓인 건 읽다 만 Gulliver's Travels걸리버 여행기였다.
"원고를 받으러 왔다고? 무슨 원고?"
"수필 원고래요."
"수필?"
나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슷산랩섬 채소 시장에는 '별꽃'도 팔리나 보군."
- Parnassus를 뒤집어 놓은 것. 문예[예술]의 중심지를 뜻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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