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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격은 신기하게도 대부분 목덜미의 선에 드러나 있다. 이 선이 둔한 자는 민감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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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의 성격은 목소리에도 드러난다. 목소리가 딱딱한 자는 반드시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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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 김, 소바――고양이가 그런 걸 먹는 건 내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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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광신자의 초상화――그는 피부에 광택을 지니고 있다. 또 열심히 이야기할 때에는 항상 한 쪽 눈을 감고 총이라도 조준하는 것처럼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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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화에 열중할 때마다 왼쪽 눈썹만 들어 올리는 사람과 이야기했다. 그런 눈썹은 꽤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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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육이든 취미이든 대개 비슷한 정도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몇 장인가의 여자 사진을 주어 가장 미인을 고르게 했다. 하지만 스물다섯 명 중 같은 여자를 미인이라 말한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즉 여자의 미추의 기준마저 백분의 사 이상을 넘지 않는 듯하다. 심지어 이건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이든 취미이든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만 국한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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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과일 집 딸의 이야기――강에 수박 하나가 떠올라 있다 싶었더니 익사체의 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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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뚱뚱한 사람의 손을 보면 어째서인지 바다표범의 지느러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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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의 인생 속 전리품 세 개를 기억하고 있다.
하나는 장녀에게 등을 돌린 채 차남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
하나는 어떤 여급의 가슴에 걸린 학교 메달 한 장.
하나는 어떤 전문직 남편의 손님 앞에서 반드시 품에 안기려는 갓난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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