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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사카구치 안고

귀환 - 사카구치 안고

by noh0058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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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는 남쪽 섬에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3년도 더 전에 전사한 취급이 되어 있었다. 그는 한 손과 한 다리가 없었다.

 가족이 그를 둘러싸며 신기해한 것도 하루뿐으로 다음날부터는 성가신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지인도 한 번은 신기해해도 두 번째부터는 짜증부터 낸다. 혼약을 나눈 소녀가 있었다. 어머니에게 물으니 성가신 사람이 여자에게 들러붙지 말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미 다른 남자에게 가서 아이도 있다고 한다. 마음의 동요가 잦아든 후에는 여느 때처럼 한 번은 신기해줄 거란 생각에 찾아보기로 했다.

 여자는 그를 보자 겸연쩍은 얼굴을 지었다.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기에 기저귀를 갈아주며 '잘도 살아왔네'하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묘한 심정으로 아기를 바라본 적이 없었다. 네가 살아 돌아오지 않아도 인간은 이렇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여자의 겸연쩍은 얼굴로 그는 처음으로 따스함을 느낀 거 같아 만족스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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