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는 문학자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 전체의 문제이다. 인간의 삶이란 게 당연히 그래 마땅하니 문학자 또안 그럴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문제가 아니며 문학만의 특별한 문제로 여겨지는데 일본 문학 사상의 위조성, 부족한 전문성, 유아독존, 문학 신성 주의가 존재하는 것이리라.
죄의 자각과 고독의 발견은 문학의 텃밭이지만 이는 또 모든 인간의 삶의 모태이기도 하며 문학 고유의 삶의 방식, 태도, 사상 같은 특별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 문학은 단지 인간의 것일 뿐이다.
나는 새로이 문학을 할 젊은 사람들은 문학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임을 발견함과 동시에 가장 겸손한 인간임을 자각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본다.
인간의 발견과 쓰고 싶은 의욕만 있다면 소설은 성립된다. 소설을 쓰는 방법보다도 인간을 보는 법, 견해 쪽이 소설 형식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발견 위에 문학의 독창성도 생기게 되니 문학자는 언제나 인간임이 선결 조건일 터이다.
그러니 문학의 전문가가 되려 하지 말고 인간 전문가, 요컨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진실된 노력이 제일 중요하며 문학적 서클은 부차적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채로 되도록 문학 전문가는 되지 않는 게 좋다.
아인슈타인이 좋은 말을 했다.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면 학교를 졸업하고 구두 닦이를 하라.
물리학이란 예술과 마찬가지로 독창성이 필요하다는 듯하다. 그러니 전문가의 서클 안에 살면 울타리 안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독창적인 착상이나 구상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니 구두 닦이가 되라. 물리학과 무관한 일을 해야 비로소 유니크한 발상을 할 수 있다. 그런 뜻이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문장상의 전문성이란 건 취미로 충분하다. 요는 인간 발견, 인간이 가진 문제의 발견이다.
문장의 전문성이란 참 보잘 것 없는 것으로 그런 건 유유히 취미로 할 정도의 듬직함 없이는 대문학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회사원, 노동자, 어떤 장사이든 좋다. 장사하는 김에 유유히 인간 희극을 쓰며 천천히 등장하는 신인이, 일본 문단을 어른의 문단으로 바꿔가리라. 지금의 문단은 볼품 없는 명인 따위를 전문가로 취급해 이뤄진 유원지나 다름 없다.
'고전 번역 > 사카구치 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덴노에 관한 짧은 생각 - 사카구치 안고 (0) | 2023.01.25 |
---|---|
전통의 무산자 - 사카구치 안고 (0) | 2023.01.24 |
선후감(제27회 아쿠타가와상 선후평) - 사카구치 안고 (0) | 2023.01.22 |
작가의 말('불, 제1부) - 사카구치 안고 (0) | 2023.01.21 |
손바닥 자서전 -나의 약력- - 사카구치 안고 (0) | 2023.0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