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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전 일인데 내가 친구 A군에게 우연찮게 사에키 유조의 그림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건 어떠냐며 작은 풍경 스케치를 가져와주었다. 파리 교외의 뫼동 주변으로 보이는 사에키치고는 보기 드물게 색이 밝고 포장지 같은 데에서 쉽게 찾아 볼 법한 초가을 숲이었다. 나는 기뻤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어 A군은 보도요원으로 남방으로 가게 됐고 내가 별송연에 그를 불렀을 때――자신은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이 그림만이라도 네가 가져둬 하고 말하며 한 눈에 내 마음을 사로 잡은, 작지만 사에키 유조 독특의 깊은 정서가 드러난 걸작을 주었다. 나는 이 그림에 그려진 하늘과 바다와 묵묵히 떠있는 돛단배 앞에 서면 저도 모르게 이 작가의 혼이 가진 향수에 이끌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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