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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신극이 개척할 길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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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중순 쯤부터 만들어진 소위 신극의 대동단결 운동이란 건 간단히 말하자면 제각기 소수에 지나지 않는 숙련적 기술사를 포섭해 하나의 극단으로 운영해서는 손님을 끌 힘이 충분치 않으니 되려 각 극단의 우수한 기술자들을 뽑아 한 극단에 갖추어 직업적 자활을 얻지 않겠냐는 요지였다.이는 얼핏 이상적으로 들리는 말이나 그래서야 현재 존재하는 각 극단의 특색이란 게 사라지는 꼴이 된다. 때문에 그 특색을 살리고 싶은 이들은 이 대동단결 실행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하니 적어도 오늘날 존재하는 극단이 지금 당장 합동하여 하나의 극단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나 신극 관계 단체나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장래 이 신극이 충분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위해선 오늘까지 이 신극이란 게 왜 충분히 관객을 끌지 못 했는가 또 신극 작가나 배우들이 왜 제각기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그 일을 벗어던진 채 떠나야 했는, 이는 결국 신극이 직업적으로 독립하지 못 했기 때문인가, 그러한 문제를 함께 연구하며 단적으로 말해선 신극이 일본의 현대 문화 속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의 매력이 되도록 본질적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그 기초를 갈고 닦자. 하는 게 이번에 결성된 신극구락부의 의의였다. 단지 이를 위해 지금 당장 여러 신극 단체를 한데 모아 화려한 일에 임하자는 뜻은 아니며, 되려 이 신극구락부는 연극에 관한 각 전문가가 일본의 현 상황 속에서 장래의 연극 문화 향상이란 문제를 두고 연구협의를 이어갈 생각이다. 현재 계획되어 있는 건 먼저 배우 양성소를 설립하여 현대극 배우의 기초적 훈련을 이루는 것, 연구적 연극을 하기 위한 경제 조직의 합리화, 동시에 현대 사회 태세에 걸맞은 충분한 문화적 교양을 지님과 함께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 법한 연극 요소를 연구하는 것 따위가 꼽히고 있다. 이리하여 새해가 밝은 후로는 구락부의 여러 부문이 활동을 시작하여 구락부 가맹의 각 개인 및 단체의 활동과 함께 넓은 의미에서 신극 지도 정신이란 게 발휘되리라 기대하고 있다.(담)(193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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