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또 신극단이 나와서 성대히 초대장을 뿌리고 있다는 듯한데 이 사실을 통해 신극이 호황을 맞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는 되려 이런 상태기에 여러 의미에서 신극의 쇠퇴를 말해주고 있다 본다. 그건 '신극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진리가 횡행하단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적 선언극도 물론 좋다. 소위 오락적 대중극도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 '연극을 위한 연극'을 표방하는 호사가 덕에 끝없이 '목적 없는' 일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굳이 말하자면 선언극도 대중극도 이를 통해서만 '새로운 수단'의 선택이 용납되는 것이다.
자 우리는 작년 분게이슌주샤의 경영에 기댄 신극 협회에 관여해 다소의 포부를 가지고 일에 임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손을 뺄 수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 극단과 생사를 함께 할만한 결심이 서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애당초 하나 둘을 제외하면 그 극단의 기성분자에게 많은 기대를 품지 않았다. 따라서 이 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새로이 배우를 양성한다는 주요 항목을 넣었다. 신극 협회와 인연은 끊겼으나 오늘까지 우리가 봐온 연구생은 우리가 책임을 지고 길러줘야만 한다. 그래서 그 방면의 일만은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다. 확실히 말해두는데 이러한 연구생은 신극 협회의 연구생이 아니며 또 분게이슌주샤와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전적으로 우리 개인에게 이어져 있을 뿐이다.
그런 연우이니 우리로선 당장 신극단을 조직할 계획이 없으며 그보다도 우리나라의 신극계에 앞으로 나와야만 하는 배우를 몇 명이든 보내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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