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현 상황은 아직 신극의 홀로 일어서 생존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단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나서서 신극을 보려는 관객이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양의 각국에서도 선구적 경향이 현저한 극장은 늘 경영난에 빠져 있어 끝없이 악전고투하고 있으니 일본만의 문제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는 서양에선 이미 민중의 욕구와 취향에 걸맞는 '현대 연극'이 존재하며 그 시대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걸 추구하는 사람은 늘 선택된 소수에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일본에는 '현재의 연극'이 없습니다. 일반 민중이 즐겨 보는 연극은 시대의 생활과 거리가 먼 가부키극 내지 그 전통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속극이니 정말로 신비한 현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무대에서 우리가 슬퍼하는 슬픔을, 우리가 기뻐하는 기쁨을 보여줄 수 있는 걸까요.
신극 협회는 결코 소수의 '연극 연구가' 내지 '문예 애호가'만을 관객으로 삼는 선구적 단체가 아닙니다. 아니 되려 종래의 소위 '재미 없는 신극'에서 벗어나 되도록 '알기 쉬운' 각본을 되도록 '잘' 연기하여 되도록 '재밌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언젠가 마음에 들 연극을 해내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연극이란 걸 비좁게 생각하며 이를테면 어떠어떠한 게 없으면 연극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은 신극 협회의 연극을 보고 당초엔 '저게 무슨 연극인가'하고 생각할 테지요. 그런 사람도 부디 한 번쯤 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금씩 '그래, 이것도 재밌네'하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그럼 신극협회는 홀로 생존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일본의 신극이 홀로 생존하는 길을 찾아낼 것입니다.
일본 신극이 생존의 길을 찾아내는 건 요컨대 일본에 '현재의 연극'이 생긴단 뜻입니다. 일본도 서양에 맞먹는 '새로운 문화'를 얻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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