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타이세이요쿠산카이 문화부 부장 취임 교섭을 승낙했습니다. 이 일에 관한 구체적 연구는 아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각 방면의 분들과 협의한 후에 직무상의 책임 범위를 알아가려 합니다.
저는 본래 정치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만 이는 좁은 의미의 정치를 뜻하며 타이세이요쿠산이란 이름으로 벌어지는 넓은 의미의 정체가 가장 엄숙한 형태로 지금 새롭게 국민 전체의 마음을 흔들고 있을 때에 저 또한 국민 중 한 명으로서 주위 상황이 명하는 바를 따르는 걸 큰 영광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문화란 문제를 가장 넓은 의미에서 해석하려 합니다. 오늘까지 비교적 등한시된 이러한 정책이 국방국가 건설 체제 안에 들어간 것을 저는 결코 우연이라 믿지 않습니다. 국가 총동원의 중요 자재인 국민의 정신력은 문화의 건전한 기반 위가 아니고선 왕성히 발휘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래 문화 문제를 다루는 건 평시와 그렇지 않을 때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요컨대 국방국가가 바라는 문화 통제는 평시에 보이는 일부 경향을 배격하며 억제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가져올 지도 민족으로서의 중대한 역할을 스스로 지고 있기에 소위 비상시국은 국가 천만 년의 생명에 비해 아주 한정된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기간에 형성되는 국민 문화의 특질이 그 후에 찾아올 시대의 재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자손에게 남길 문화적 유산이 비상시 이외에는 통용되지 않을 것, 국민 생활을 낮고 빈곤하게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현대 일본의 문화 창조는 그 자체로 다른 많은 민족 위에 길게 빛을 뻗쳐 진정으로 세계적 문화의 모태가 되는 게 이상적이리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문화 정책이 주도면밀한 준비를 통해 국민의 사상과 일상생활 위에 명확한 지표와 실행력을 주도록 저는 그러한 방면으로 일할 생각입니다.
국민 각자는 이 영역에 한해 빈곤함을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성장할 만큼 성장하고 얻을 수 있을 만큼 얻어 가면 됩니다. 풍족한 기쁨이 국민의 의지와 강한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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