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극협회가 이번에 분게이슌쥬샤의 손으로 경영되게 되어 우리는 미력하나마 장래 같은 극단의 상연극본 선정 및 무대 지휘에 공동의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를 두고 개인의 입장에서 벗어나 같은 극단의 관계자로서 일단 뜻을 두는 바를 말해두고 싶다.
하나, 상연극본 선정에 관해
상연할 극본은 국내외, 유파, 색조를 따지지 않는 건 물론이요 장래 영리 극장 무대에 오르지 못해 희곡적 가치가 허무하게 묻힌 우리나라 현대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가능한 많이 세상에 알리고 싶다.
둘, 무대 지휘에 관해
우리는 '연출자'로서 우리의 색채로 이 극단을 물들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작가가 무대 지휘자임을 정당히 인정하고 경우에 따라선 임시로 어떤 극본의 무대 지휘를 어떤 '연출가'에게 의뢰할 생각이다.
극단의 주체를 형성하는 건 무엇보다 역시 배우이다. 지금의 신극협회는 배우가 현저히 부족하다. 극단으로서 진짜 일을 시작하는 건 아직 불가능하다. 때문에 먼저 완전한 극단 조직을 목표로 서서히 필요한 수단을 강구할 셈이다. "이거면 된다"할 시기는 굉장히 먼 장래일지 모르나 나로선 단지 희곡의 인터플레이로서의 배우의 자질을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더욱 빠르게 향상시키는 데 노력하리라.
소위 '신극'을 위해 나서서 경제적 지지자를 맡으려는 뜻있는 사람을 얻은 건 극단의 쾌거이다. 이 기회는 놓쳐서는 안 된다. 괜한 생각하지 않고 선뜻 위탁에 응했다.
이를 분게이슌쥬의 사업으로 봐도 좋고 또 신극 협회의 일이라 불러도 좋다. 또 이를 아무개의 신극 운동으로 부르는 것도 좋으나 사실 현대의 흐름이 이 계획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이 계획의 실행은 우리 몇 사람만의 힘에 의한 게 아니라 젊은 시대의 열의 그 자체라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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