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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십 년의 발자취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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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좌의 역사는 이제 겨우 십 년이나 그런 성질의 극단 중에서 십 년의 역사를 지니는 건 보기 드문 부류에 속하리라 본다.

 문학좌는 그 십 년 동안 무얼 했는가. 어떤 걸 남겼는가. 나는 직접 책임을 지는 지위서 비교적 일찍 내려왔으나 가장 주의 깊게 그 발자취를 지켜본 인간 중 한 명이다. 그런 사람으로서 단언할 수 있는 건 이 극단이야말로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가장 올바른 연극의 길을 걸으며 이제까지의 일본 연극계가 도달하지 못했던 지점에 도달하여 그곳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무대에 추구하는 게 만들어질 법한 건강한 연기 기반을 두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어떤 상연이 획기적이었다느니, 이런 걸작은 처음으로 소개한다느니 말하자면 종래의 연극이 가진 긍지를 문학좌는 다른 극단에게 양보할지언정 젊은 극단으로서 그 이상의, 또 본질적이어야 할 일을, 요컨대 극단원 개개인을 배양한다는 의미에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듬직하게만 느껴진다.

 문확좌가 극단으로서 화려한 성과를 내는 건 앞으로 서서히 시작되리라. 하지만 내 시점에서 보기에 문학좌의 진가는 되려 문학좌와 함께 걸은 동지들의 모습이 일본 연극계 곳곳에서 보인다는 사실에 있다. 요컨대 문학좌의 '정신'이 흔들림 없는 모태가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극단도 그렇지만 문학좌 또한 요 십 년 동안 안타까운 사람들이 떠나가는 걸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이름이 어디선가 빛나는 한, 우리의 핏줄로서 항상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입장에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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