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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문학좌의 시연을 앞두고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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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좌는 작년 6월 이래 쿠보타 만타로, 이와타 토시오 두 분 및 나 세 사람이 상담에 상담을 거듭해 대부분의 플랜을 기획하고 9월에 주된 협력자와 처음 얼굴을 마주하여 내부 결성식을 가졌습니다.
 이 극단의 조직상의 특징은 우리 세 사람이 간부란 형태로 공동의 의무를 짊어지고 심지어 그중 한 사람이 육 개월을 임기로 교대하며 실질적 책임자가 된다는 규칙을 뒀다는 점입니다.
 이번 분기의 책임자가 된 저는 약간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작년 11월, 제1회 공연을 할 예정으로 준비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기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토모다 쿄스케 군의 전사에 따른 타무라 아키코 씨의 출연 불가능, 다른 곳에서 배우를 빌려 와서는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연습 부족, 장래 유망한 전속 배우들은 있어도 그 평균 연령은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열다섯 살은 어리단 사실 등, 도저히 만족스러운 공연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설령 강행하더라도 내놓을 수 있는 범위가 극도로 제한되어 적어도 연기력의 일반적 향상이 이뤄지기 전까진, 저로선 지금 당장 문학좌의 작품을 봐달라며 무대를 공표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 훈련이란 점에서도 작가 수업이란 점에서도 대중의 눈과 귀는 정말로 필수불가결한 교과서이자 교사입니다. 때문에 지극히 제멋대로인 건 알고 있습니다만 한동안은 문확자를 위해 지지와 협력을 부탁하는 의미에서 이번과 같은 '시연'을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연유로 선전도 거의 하지 않고 경비도 굉장히 긴축되어 있습니다. 대신 연습에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들였습니다. 다른 곳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시스템이지만 여기서 무언가가 만들어지리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장치 따위도 종래의 신극은 '분수에 안 맞게' 지나친 돈을 들인다는 게 제 의견으로, 장치 애호가에겐 유감이지만 이번에는 한껏 예산을 조여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갖추는 노력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안은 결코 경제적 이유만으로 출발한 게 아니라, 사실 만능의 병폐를 타파하겠단 시도도 존재하여 일거양득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여두고 싶은 건 영화와 만담에서 친숙한 도쿠가와 무세이 씨가 우리 문학좌에 참가하여 본격적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도쿠가와 씨의 연기는 또 여러가지로 볼거리가 되겠지만 제가 연출자로서 처음 그를 접한 인상을 말하자면 아마 그의 존재는 장래 일본 현대극의 큰 매력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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