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여행 및 캠핑

[리뷰] 2022 메타버스 엑스포 관람기

by noh0058 2022. 6. 19.
728x90
반응형
SMALL

 

남용돼서 슬픈 용어

 

어떻게 들릴지는 몰라도 저는 어떤 의미에선 메타버스 신봉자입니다.

(여러 사정상 활용은 못 하고 있어도) VR 기기도 갖추고 있고, VR 및 AR이 바꿀 일상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소위 암컷타락, 암컷타락 우스갯소리로 쓰이는 말마저도 조금 거창하게.

"VR 세계 속에서 또 다른 자아가 형성될 수 있는가."

"그렇게 생성된 자아와 현실의 자아는 어떤 관계를 갖게 될 것인가."

"아바타를 통해 미적 편차서 벗어난다면 인간은 이전보다 평등하고 온화한 관계를 갖출 수 있는가."

같은 망상 내지 공상으로 연결 짓고는 합니다.

좀 오타쿠 같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의미에선 되려 '메타버스'란 말이 남용되고 있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상업적 요소(상품 전시 및 시착, 유사 관광 상품, 공간 활용 등)를 완전히 배제하란 건 아닙니다.

단지 VR이 가져다줄 새로운 인간성과 관계성 등은 도외시된 채 상업적 요소'만' 강조되는 풍조는 좀 씁쓸하네요.

특히 근래 들어서는 NFT, 블록체인 등과 합심해서 '아 장사하자' 대표 키워드가 되기도 했죠.

 

메타버스 엑스포마저 그렇습니다.

예전에 VR 엑스포 때 사전 등록한 탓에 문자와 메일은 계속 오는데 저런 키워드가 강조되니 영 내키지 않더라고요.

스팸 차단은 진작했고 절대 갈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지방서 올라온 친구가 구경이나 하자고 해서 잠시 구경만 하고 왔습니다.

 

메타버스 엑스포

 

 

점심시간에 만나 주변에 있던 딤섬으로 배를 채웁니다.

사실은 가게가 생각보다 만족스러워서 하나하나 쓸까 했는데...

그러자니 막상 메타버스 엑스포보다 길어질 듯해서 생략합니다.

언제 한 번 가족이랑 와봐야겠네, 정도의 생각은 드는 곳이었네요.

 

코엑스 3층 C홀에서 열렸습니다.

이전 번에 다녀온 게 킨텍스였던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 좋았네요.

 

 

들어가니 홀로 렌즈를 비롯한 AR 기기가 맞이해줍니다.

사실 AR은 VR에 비해선 관심도가 조금 덜하네요.

무엇보다 할 수 있는 게 스마트폰의 연장 선상이란 면이 강하니까요.

편하긴 하겠네, 정도의 감상일까요?

더군다나 시력도 꽤 안 좋은지라 활용에 어려움도 느끼고 있고요.

안경 벗고 시연하니 도무지 글자를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안경 형태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나 안경 위에 얹는 형태가 나오기 전까지는 좀 요원할 거 같습니다.

 

앉아서 발을 까딱거리면 이동이 가능한 듯한 VR 주변 장치입니다.

이건 꽤나 관심이 갔는데 행렬이 조금 있는 데다가 VR 특성상 한 번 시연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다른 시연들도 그렇지만 친구를 마냥 세워두기 그래서 가볍게 훑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론 3D 멀미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한 번 VR 스틱 이동해 봤다가 진짜 어지러워 죽을 뻔해서...

 

 

가상 현실 그림책 플랫폼...이라는데 잘은 와닿지 않네요.

폰이나 PC로는 애당초 불편한 E북에 지나지 않는 듯하고, VR로는 그나마 의미는 있을 듯하지만...

종이책이 중요한 건 그 무게감과 책을 넘기는 느낌, 무엇보다 눈의 피로감이 덜하단 점에 있으니까요.

AR이라면 그나마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빈 책 위에다 그림을 띄우는 느낌으로?

 

FPS인 듯한 게임 하나.

역시 시연 줄이 있어서 지나갑니다.

 

NFT 부스. 사실 밑에서 말할 유사 제페토까진 그래, 메타버스지 싶은데...

NFT랑 블록체인은 도무지 메타버스랑 무슨 상관일까 싶어집니다.

메타버스 방 벽에 걸어둘 거면 그냥 명화를 걸어둡...읍읍.

 

아마 유일했던 걸로 기억하는 버튜버 관련 부스.

이쪽은 관심이 없지는 않아 있지만... 싹 둘러봤을 때 만드는 쪽의 이야기 같으니까요.

그래도 '언젠가의 버킷리스트' 정도엔 담겨 있는 유튜브 방송 제작인 만큼, 기술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짜 많았다 싶었던 건 소위 '유사 제페토'들이었네요.

정말로 삼 분의 일 내지는 한 절반 가량은 이런 분류였던 거 같아요.

아바타를 만들고, 거기서 회의하고, 공연하고, 춤추고, 컨퍼런스 열고...

 

그나마도 VR로 한다면 뭐, 나쁘지 않다 싶습니다.

하지만 폰이나 컴으로 구우우욷이 '비대면 아바타 화상 회의'를 한다?

줌 쓰면 되잖아 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고요.

줌에 버츄얼 아바타 적용하면 그게 메타버스 아니고 뭐겠습니까.

 

더군다나 이런 게 하나둘이면 모르겠는데 너무 난립되고 있으니까요.

메타버스가 정말로 세계를 이루는 거라면 어느 정도 인구수를 갖춘 대형 플랫폼이 필수불가결이라 보는데...

그 세계로 넘어가는 배를 하나로 합쳐도 모자랄 마당에 이렇게 쪼개져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것도 몇몇 있었습니다.

AR 글래스를 통해 물건의 위치나 경로를 탐색하고 별도 장치 없이 보안을 통과하고...

기기만 갖춰지면 금세 실생활에서 볼 수 있을 거 같은 광경이라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네요.

아무래도 눈앞에서 즉각 즉각 보인다면 실수할 일이 많이 줄어들겠죠.

 

트레드밀 같은 것도 꽤 재밌는 구경이었네요.

이런 걸 집안에 두고 플레이하는데 쓸 수 있는 사람은 소수겠지만...

좀 더 상용화돼서 VR방 같은 데서 쉽게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여전한 아쉬움

 

이래저래 한 3~40분 돌아봤나?

시연을 하지 않아 짧았던 것도 있지만 역시 묘한 아쉬움은 닦아낼 수 없네요.

오큘퀘도 그렇고 점점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는 것도 그렇고

VR이 성큼 들어온 듯하면서도 지지부진한 느낌은 여전하네요.

 

아까도 말했지만 용어의 남발도 여전합니다.

소위 (VR을 쓰지 않은) 메타버스에서 이만한 걸 할 수 있다! 대단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힘을 주고 있는 거 같긴 한데...

게임이나 여러 플랫폼에 익숙한 세대로선 질 나쁜 그래픽으로 하는 채팅 시뮬레이터로 밖에 안 보이니까요.

 

어찌 됐든 이래저래 아쉬운 소리만 늘어놓고 있네요.

아마 내년에 같은 행사가 열려도 참관할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야말로 메타버스니 NFT니 하는 용어가 배제되기라도 하지 않는 한은요.

 

물론 확실히 해둬야 할 건 어디까지나 일개 소비자이자 오타쿠의 의견일 뿐입니다.

혹은 관련 종사자분들이 보시기엔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겠군요.

오타쿠 녀석 까다롭기도 하네... 정도로 적당히 흘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