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이후로 제가 졸업한 학교 이외의 졸업식에 참관한 경험이 없습니다. 자신의 졸업식에 감동하는 건 그야 당연하지만 오늘 이 졸업식에서 얻은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테지요. 저도 문학자이니 조금은 상상력을 지닌 편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상상하는 한 제게 친형제나 자식의 것이 아닌 졸업식에 참석하여 오늘과 같은 감명을 받을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졸업식에 담긴 정신, 분위기는 자유학원 특유의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제가 이전부터 그린 이상향의 학교에 가깝지 싶습니다. 졸업생 제군 몇몇의 감상을 들어 가장 감동한 건 개개인의 결의가 훌륭하단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진 건 하나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꿈을 여러분 모두가 지녔다는 점입니다. 현재 일본은 커다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국민 또한 이를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에 새겨야하는 건 물론 당연한 일입니다만, 어쩌면 말로는 간신히 표현해도 머리나 가슴 속에선 단지 막연히 그리는 사람도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오늘 여러분이 표현해주신 덕에 여러분의 꿈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아주 든든했습니다. 아름다운 꿈을 꾸는 현대 청년 중에 제군이 그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오늘까지 여러분이 받아 온 교육의 힘이라 생각하며 그 교육이 오늘까지 이뤄진 데에 또 깊은 경의를 바칩니다.
하지만 꿈을 품은 모든 사람이 이를 실현하는 건 아닙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작은 꿈이라면 가진 힘만으로 충분할지 모르나, 여러분의 크고 아름다운 꿈을 실현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꿈을 품은 점에서는 이미 큰 성공이라 할 수 있지만 실현한다는 능력이란 면에서는 여러분은 이제 출발점에 서신 거라 생각합니다. 방금 전 사토 나오타케 선생님께서 자신과 자아도취는 다르단 요지의 말씀을 하셨지요. 설마 여러분께서 자아도취를 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꿈을 품었다고 실현하는 능력이 생겼다면 그건 잘못입니다. 부디 그 잘못을 범하는 일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타이세이요쿠산카이의 일로 여러 꿈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여차할 때 그걸 실현할 힘이 제게 없다는 걸 매일 같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크게 자신을 격려하면 저 같은 건 절대 이루지 못할 일도 이루리라 믿고 있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힘으로 이뤄주시길 바랍니다. 이게 저희 세대가 여러분의 새로운 세대에 남기는 유일하며 통렬한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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