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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편집 담당으로서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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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귀찮은 일, 별 볼 일 없는 일이더라도 모두가 순서대로 하는 거라면 나는 도무지 싫다고 할 수 없다. 순서대로 무언가 역할이 돌아 온다는 건 누구나 꽤 마음 편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 생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며 질서의 관념을 이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그런 즐거움을 어릴 적부터 즐기는 경향이 있었다. 즐겁지 않다면 거짓이라는 생각도 있었을지 모른다. 나만을 특별히 다루는 건 날 적부터 좋아하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자신이 생각한 대로 잡지를 편집한다더라도 이미 동인이 무언가를 쓰기 마련이며 부탁해도 써주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그리 멋대로 굴 수는 없다.
 하지만 두세 개 특별한 주제를 골라 당번의 책임을 다 하기로 했다.
 나는 이를 문학 전문지 혹은 문학자의 오락잡지로 삼고 싶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자그마한 소책자가 무언가를 꾀해본들 그리 대단한 일은 불가능하다. 말하고 싶은 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말하지 못할 건 어디서든 말하지 못하니 이 잡지가 특별한 색채를 지닌다면 우리 동료끼리 대화할 필요가 없을 법한 일을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하는 식이 되리라.
 나 개인의 의견이긴 하나 문학상이란 결국 하나나 둘로는 그 목적이 충분히 달성되지 않는단 사례로서 프랑스의 실사례를 참고해 조사했다. 재료가 부족하여 완벽한 보고는 얻지 못했으나 대강 이와 같다.
 문학 살롱이란 주제를 고른 의미는 비록 시대서 벗어난 듯한 느낌은 있지만 그만큼 문학 역사, 문학자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학 올림피아드 기사는 그런 소식이 진작 문부성에 전해졌음에도 일반은 물론이요 문단 중 누구도 알지 못하는 현상을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꼈기에, 문학가로서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저널리즘의 입장에서 꼽아 보았다. 타츠노 유타카 씨에게 감상을 의뢰한 착안을 인정해줬으면 한다.
 번역권 문제는 상식으로서 의논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쿠노기 씨가 전문적 입장에서 굉장히 독창적이라 생각되는 의견을 발표해주셨다. 그 외의 분들께선 자유롭게 주제를 골라주셨는데 전부 무리하게 집필을 부탁한 형태가 되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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