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 가장 많다.
'사랑'을 얻은 사람은 적다.
'부'를 얻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자신의 작품을 '돈'으로 바꾸는 건 하나의 방편이다. 예술적 작품이 다른 상품처럼 수요공급 법칙을 따라 저 혼자 가치를 낳는다는 건 사회적 착각이다. 때문에 기회만 생긴다면 예술가는 그 노력의 보수가 아닌, 단순한 작품의 유일무이한 특징에 따라 그 작품을 '이용'하는 데에 아무리 큰 금액이라도 사례로 요구해도 문제가 없다――이게 원칙이라 생각하면 좋다.
실질적 문제로서 예술가는 소위 '욕심 없는 체'로 자신을 드높이는 건 제각기의 성향 문제라도 그런 풍조를 부룰 법한 일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 '금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게 '금전을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뜻은 되지 않을뿐더러 되려 문제로 만드는 일일지 모른다.
로댕은 자신의 작품을 한 푼이라도 더 비싸게 팔기 위해 갖은 끈기와 수단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예술가 로댕을 모독하는 사람도 일부 있으나 나는 그들의 편에 설 수 없다.
현대에서 '청빈'이란 말은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 '청부清富'란 말이 영원히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처럼.
군대의 책에 '장교는 사회 상류층에 속한다'느니 '국민의 모범이 된다느니'하는 문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문단의 책에도 '문학자는 시대의 선구자이다'니 '인류 생활을 지도한다'는 문구가 있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검과 펜이랑 나란히 과대망상광을 만드는 듯하다. 그리고 그 과대망상광은 나란히 부를 쌓는 걸 미천하게 여기고 빚을 지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검을 버리고 펜을 들고 부를 쌓는 것에 마음을 둔 채 빚에 허덕이는 것도 이 때문이지 싶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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