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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다자이 오사무

나의 믿음 - 다자이 오사무

by noh0058 202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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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어머니. 긴 편지 잘 받았습니다. 제 건강이나 장래를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요즘 들어 장래 생활을 조금도 계획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허무는 아닙니다. 체념도 아닙니다. 괜히 앞을 들여다보며 우로 갈지 좌로 갈지 천칭에 얹어 신중히 살펴서는 되려 비참한 좌절을 하겠지요.
 내일을 생각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오늘 하루를 충분히 살아가는 일. 저는 요즘 그것만을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허영이나 타산이 없는 공부가 조금씩 되고 있습니다. 내일에 의지해 눈앞의 상황을 속이는 일도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하루하루만이 굉장히 소중해졌습니다. 결코 허무가 아닙니다.
 지금의 제게는 하루하루의 노력이 평생의 노력입니다. 전장의 사람들도 아마 같은 심정이라 생각합니다. 작은어머니께서도 앞으로는 사재기는 그만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의심하여 실패하는 것만큼 추한 삶은 또 없습니다.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벌레에도 어느 정도의 진심이 있었습니다. 쓴웃음 지어서는 안 됩니다. 순수하게 믿는 사람만이 느긋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저는 문학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는 믿어 성공할 겁니다. 안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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