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에는 4년 동안 있었습니다. 아오모리 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입니다. 친척인 토요타 님의 집에 줄곧 신세를 졌습니다. 테라마치에서 옷가게를 하시는 토요타 님이십니다. 돌아가신 토요타의 "아부지"는 제게 꽤나 힘을 주시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저도 "아부지"께 많이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아부지"는 좋은 분이셨습니다. 제가 바보 같은 짓만 하며 훌륭한 일을 해내지 못 할 사이에 돌아가셔서 아쉬운 일입니다. 5년, 10년만 더 사셔서 제가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 아부지께서 기뻐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만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부지"께는 고마운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제가 중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성적을 받으면 아부지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일 때, 테라마치의 자그마한 꽃가게에 서양 그림 대여섯 장에 걸려 있었습니다. 저는 어린 나이에도 그 그림에 조금 감탄했습니다. 그 중 한 장을 2엔 주고 샀습니다. 이 그림은 분명 나중에 비싸질 거예요. 그런 건방진 소리를 하며 토요타 "아부지"께 드렸습니다. 아부지는 웃으셨습니다. 그 그림은 지금도 토요타 님의 집에 있을 테지요. 지금은 백 엔도 저렴할 정도일 겁니다. 무나카타 시코우 씨의 초기 걸작이었습니다.
이따금 도쿄서 무나카타 시코우 씨의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 너무 상쾌하게 걸으시기에 저는 항상 모르는 체를 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무나카타 시코우 씨의 그림은 꽤나 좋았습니다. 벌써 20년이나 된 이야기였습니다. 토요타 님의 집에 있는 그 그림이 좀 더 비싸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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