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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사토 하루오

우노 코지 군을 생각한다 - 사토 하루오

by noh0058 2021.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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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11시경, 이미 자리에 누워서 막 잠에 들려던 나는 두 신문사 손에 일어나 우노 군의 타계 소식에 놀랐다. 우노 군이 일 년 전부터 병으로 누운 건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본래 끈기 좋은 장건한 체질이며 이따금 병상에 눕다가도 곧장 기운을 차리는 우노 군도 알고 있었으니 그 재기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병상을 찾지 않는 사이에 우노 군을 잃은 내가 단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예술원의 가을 회합에는 반드시 참가하리라 믿고서 신규 회원의 선정 등을 전화로 이야기한 게 한 달 전 일이었던가. 그때도 고용인 이야기로는 병상은 그리 걱정스럽지 않고 단지 다리가 조금 불편할 뿐이라서 전화도 받기는 받았던 것이다. 목소리도 기운찼고 말하는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후 병상을 찾아봤다는 히로츠 군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나 재기는 걱정할 게 없다는 말에 나는 완전히 마음을 풀어 버렸다. 그런 만큼 우노 군의 타계 소식은 말 그대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생각해 보면 우노 군과 교류한지 사십 년 가까이 되었다. 아니 좀 더 일찍 내가 스물을 둘 세쯤 넘었을 때부터 우노 군도 나도 파묻혀 뜻을 얻지 못 했을 때부터 나는 우노 군이 풍부한 재능으로 동화 등을 써 입에 풀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알고 있었다. 아니, 좀 더 일찍 서로의 학창 시절 우노 군은 와세다, 나는 게이오로 학교는 달라도 긴자를 오가면서 일찍부터 면식을 얻었던 모양이다. 말도 나누었을지 모르나 분명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 게 오십 년이나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니까.
 우노 군은 나보다 한 살이 많지만 문단에 나온 건 반대여서 서로 경애의 관계를 나누었다. 나는 우노 군을 찾은 적도 없는데 우노 군은 두세 번 나를 방문해주었다. 그렇게 교류가 시작된 게 서른 가량, 사십 년 전 이야기이다. 전후엔 우에다시에서 소개하고 있던 사토미 씨의 초대를 받아 온천에서 하루 동안 셋이서 거창하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날엔 지독한 뇌우가 내려서 번개를 싫어하는 그는 분명 곤란해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츠모토에서 달려온 그는 의외로 기운찼다. 그는 술을 안 해서 대부분의 회합에선 마찬가지로 술을 마시지 않는 내 옆을 반드시 지켰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차로 일단 혼고의 집까지 그를 바래다주고 나는 내 집으로 돌아갔다. 차 안에서도 많이 이야기했다.
 그는 여행을 좋아하니 이번에 재기하면 쿠마노를 안내하려던 생각을 하고 있었던 만큼 이 오랜 친구를 잃는 게 한탄스럽기 짝이 없다. 우노 군은 문학의 고생인으로 그 때문에 후배에게는 정말로 친절한 선배였다. 진짜 문학을 아는 사람이 적어진 이 시대에 우노 군을 잃는 건 문학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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