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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항상 성을 공격한다. 잔 다르크가 아니면 무너트릴 수 없는 성을. 그는 어쩌면 성이 무너지지 않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홀로 석화시 아래서 고집스럽게도 성을 공격하고 있다. 그런 피카소를 지나 마티스를 볼 때 어쩐지 마음이 편해지는 게 꼭 나만 그런 건 아닐 터이다. 마티스는 바다에 요트를 띄우고 있다. 무기 소리나 화약 냄새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복숭아색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삼각돛만이 바람을 품고 있다. 나는 우연히 이 두 사람의 그림을 보고 피카소에게 동정을 느끼는 동시에 마티스에게 친근함이나 부러움을 느꼈다. 마티스는 우리 아마추어의 눈으로도 리얼리즘을 품은 팔을 지니고 있다. 또 리얼리즘을 품은 팔은 마티스의 그림에 색채를 드리우지만 이따금 그림의 장식적 효과에 약간의 파탄을 낳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어느 하나만 고른다면 나는 피카소를 택하리라. 투구 쓴 머리가 불에 타고 창자루가 부러진 피카소이다……(쇼와 2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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