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 생활을 막 마쳤을 즘, 쿠메 마사오 군과 이치노미야에 갔을 때였습니다. 나츠메 선생님이 편지로 "매주 목요일에 편식 없는 사람이 찾아와 아무 글자나 받아 간다"는 말을 전해 달라길래, 그 편지를 타키타 씨께 보여드렸습니다. 그러자 이건 너무하다며 나츠메 선생님께 따져 물으니 선생님께서 사과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나츠메 선생님의 면회일은 목요일이었습니다. 저희가 낮에 놀러 가면 타키타 씨는 밤에 가서 옥판선지에 여러 글자를 적어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츠메 선생님의 글자를 꽤나 가지고 계셨지요. 글귀나 그림, 골동품을 사는데 열심이라고 타키타 씨는 직접 말씀하셨는데, 듣자 하니 살 생각도 없이 니혼바시의 나카도리를 어슬렁거리던 때에 하니와 같은 걸 발견해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천 엔인지 천오백 엔 어치를 사신 적도 있다고 하십니다. 대강 전부 그런 식이셨습니다. 지진 재난 이후로는 몸이 약해진 탓도 있는지 수집벽이 꽤나 약해지셨다 합니다. 마지막으로 뵌 건 4, 5월쯤이었는데 신바시엔부죠의 복도서 누가 제 뒤통수에 대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돌아 보았지만 한동안 누구인지 알아 뵙지 못 했습니다. 그렇게 풍채가 좋으셨던 분이 굉장히 말라서 작아지셨고 얼굴도 살짝 붉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항상 하는 말인데, 타키타 씨는 토쿠토미 소호, 미야케 유지로 같은 분부터 내려와 저희보다도 젊은 작가의 원고까지 교섭하는 분이십니다. 때문에 여러 작가의 이야기를 알고 계시니 만약 앞으로 츄오코론의 편집을 다른 사람한테 양보하고 한가한 때가 생기면, 그러한 추억담을 쓰시면 굉장히 재밌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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