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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사카구치 안고

'꽃'의 확립 - 사카구치 안고

by noh0058 202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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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도 물론 그렇지만 생활도 평시가 기본이다. 전쟁은 특수한 과도기이며 소위 비상시이니 전장에 문학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 생활도 자리해 있지 않다.

 전쟁에서 이겨 국력을 확대하고 개인 생활을 확대해야 비로소 문화도 문학도 미래에 이어진다.

 전쟁 전의 일본은 생활 정도가 참 낮았다. 일본인은 가장 간소한 국민이며 관념 생활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생활 정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생활 감정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생활에 낭만적 정열의 정당한 잠자리가 없었기에 감정과 함께 가야 하는 지성 또한 발달할 이유가 없으니 한없이 혼란스럽고 예술의 모습 또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본래 쿨리에게 예술이란 없다. 쿨리에겐 쿨리의 예술이 있어야 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예술은 마땅한 장소에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신일본의 생활 내용 증대가 생활 감정을 확립하고 생활에 낭만적 열정이 넘칠 때를 나는 가장 갈망한다. 그런 시대에 문학이란 예술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예술은 낭만 정신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삶의 분열을 초래해서는 예술은 성립하지 않는다. 지금 지성 문학이라 불리는 개념의 예술상 실패도 여기 있으며 모럴 탐구의 열정이 되려 문학을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즉 작가의 인생 발육의 분열이 예술 자체와 혼동되어 예술 그 자체에 분열이나 전라상을 드러낸 것이다. 지상이나 모럴 탐구가 틀렸단 게 아니다. 또 작가 자체의 분열은 예술의 가장 중대한 온상이다.

 새로운 문학에 필요한 건 예술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생활의 '꽃'으로서 확립되는 일이다. 예술은 정치가 아니며 쌀이나 소금도 아니다. 생필품이 아니란 건 확실하나 본래 사계절의 꽃만큼 불필요한 것도 없다. 꽃을 보지 않는 사람에겐 인연이 없을지 모르나 꽃이나 놀이에 생존의 의미 일부를 맡기는 정신 확립을 통해 인간 세계는 되려 건강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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