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번역/사카구치 안고

짧은 생각 - 사카구치 안고

by noh0058 2023. 1. 17.
728x90
반응형
SMALL

 오늘날, 잡지가 저널리즘이라는 은근히 많은 악덕을 암시하는 오명을 통해 불리는 시대가 되어 문학의 본질마저 만사유유해 진정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는 이 시기에, 하나 정도는 저널리즘에 초연하여 올바른 유행을 만들면서도 유행을 쫓지 않는 잡지가 있었으면 한다. '작품'이 그렇다 말할 정도로 거창하게 칭찬할 수도 없으나 저널리즘의 악덕을 지니지 못한 건 사실이다. 침착함이 존재한다.

 프루스트의 방대한 작업을 '작품'에서 다루기 시작한 건 푸르스트가 시류에 올라 탄 이후의 일로 기억한다. 앨런은 분명 식자 사이에는 유행을 만들었다. 키타하라 군의 번역은 그야말로 플로벨의 재독을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나는 소년 시절 플로벨은 읽어도 재미 없다 일갈했으나 이 번역에 암시를 받아 다시 읽었고 감탄할 수 있었다. 플로벨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유행이란 건 소위 말하는 유행하고는 다르다. 어떤 다독가라도 유행하지 않았다면 고전을 구석구석 읽지는 않는 법이니, 진정한 눈을 가진 사람에 시류 아래에 가려진 보석을 퍼내줘야만 한다.

 작은 잡지는 사라지기 정말 쉬우니 이만큼 제대로된 일을 남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 이렇게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일이니, 불만도 적지 않겠으나 오노 씨의 수완으로 잡지가 점점 커져 시대에 호소할 힘이 강력해진다면 펜을 드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기쁠 일이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