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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떤 신문에서 라디오니 아나운서니 하는 외래어를 사용하는 건 옳지 못하다 논하는 사람이 있었다. 황군의 파죽진격을 따라 이런 속 편한 의논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으나 당연한 듯이 보여도 실제로는 꽤 위험한 발상이다.
황군의 위대한 전과에 비하면 우리의 문화는 아직 입에 올릴 게 못 될 정도로 빈곤하다. 라디오도 프로펠라도 술폰아미드도 일본인이 발명한 게 아니다. 그러한 말은 발명자의 국적을 따르는 게 당연하며 말하자면 문화를 무기로 이겨낸 말이라 해도 좋다. 라디오를 일본어로 바꾸더라도 실력을 통해 싸워야만 한다. 우리가 라디오를 발명한다면 물론 일본어로 말이 만들어질 것이며 자연스레 세계도 일본어를 통해 이를 부를 테지. 그래야만 의미가 있다. 우리는 문화의 실력으로 그러한 말을 앞으로 얻어내야만 한다.
일본은 재팬이 아니라고 화를 내는 것도 이상하다. 우리는 브리튼을 이기리스라 부르며 프랑스를 앙글레로 불렀지만 경멸하여 붙인 호칭은 아니다. 각국에는 각국의 언어와 그 존엄이 있으며 서로 이를 존중해야만 한다. 이런 데서 굴욕을 느끼는 것 자체가 굴욕적인 문화의 빈곤함을 의미한다. 그런 것보다 '민족의 제전'을 보고 황급히 성화 릴레이를 흉내내는 듯한 볼품 없는 모방을 자제하며 불교국임에도 범어사전 하나 없는 외국의존을 돌이켜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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