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독서노트] 할머니표 집공부

by noh0058 2022. 11. 28.
728x90
반응형
SMALL

공부하곤 담을 쌓은 사람

 

 자랑거린 못 되지만 나는 공부하곤 도통 연이 없는 사람이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할까,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 대부분에 약하다. 소설을 쓸 때나, 번역을 할 때나,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때나, 심지어는 게임을 할 때마저도 이리저리 오가며 '딴짓'을 한다. 심할 때엔 여러 일을 병행하면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끝내지 못할 때도 많다. 이런 마당이니 공부도 그렇고 매사 '한 번 시작한 일을 그 자리서 끝내는 일'은 내게 너무나 요원하기만 하다. ADHD... 같은 건 맨날 의심만 하고 실제로 검사 받아본 적은 없지마는.

 그런 마당이니 나한테 하루에 몇 시간씩 앉아서 하는 공부는 맞지 않는 편이다. 학교 수업도 마찬가지여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손에 꼽는다. 내가 무언가를 배운 게 있다면 그건 대부분 독학이었다. 하물며 그 독학마저도 날림에 가까웠으리라. 솔직한 이야기로 일본어는 어떻게 배운 건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나이기에 '매일 조금씩 천천히'란 말이 끌려서 손에 집어봤다. 실천은 전부터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듀오링고로 배우는 영어 같은 게 그렇다. 벌써 400일 언저리, 1년 넘게 하고 있지만 당연한 이야기로 책을 읽는 일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다. 어린애 동화책도 버겁다. 그래도 하고는 있다. 역시 너무 느리단 생각은 들지만 뭐, 서당개도 3년은 걸리지 않는가.

 한편으론 나보다 어린 누군가의 행동을 지켜봐야 할 상황도 생각하며 읽어봤다. 아마 나한테 육아의 기회는 오지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행동의 변화를 기다리는 일이 마냥 전무하진 않겠지.(적기는 해도.) 그런 상황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겠지 싶었다. 그런 의미에선 기다리는 사람 또한 '매,조,천'이다. 배워야 하는 싶은 사람도, 지켜봐야 하는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단지 아쉬운 건 결국 모든 이야기가 '공부'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일까. 공부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느니, 아이의 감정을 알아줘야 한다느니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결국은 공부와 성적 이야기가 뒤따르다 보니 막연한 거부감 따위도 느껴졌다. 이는 내가 공부를 싫어하는 탓일까. 잘은 모르겠다.

 "공부하고 담을 쌓았다니 그렇지"하고 말한다면 그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난 인생에서 공부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다.(이 공부는 배움하고는 또 다른 의미란 전제하에.) 잘 먹고 잘 살진 못해도 건전하게는 살고 있다. 살고 싶다. 무책임하단 소리를 들을지는 몰라도 매일, 조금씩, 천천히 다양한 가능성을 봐주고 싶다.

 

728x90

 

할머니표 집공부

 
 
사회적 범죄가 아닌 이상, 내가 문제라고 보는 것은 내가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의 모습이 다가 아니고 그것이 나중에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긴 세월을 두고 보면서 지금 현재의 모습에 연연하지 않는 지혜가 생긴 탓이다.
1장. 아이들에겐 문제가 없다, 31p

고찰점: 문제라고 보는 것은 내가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건 비단 부모가 자식을 보는 시선만의 해답은 아니리라. 그 반대도 될 수 있고,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를 이야기다. 결국은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 굉장히 불교적인 이야기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두 번은 겪어 봤을 일이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