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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신경질적 비평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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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애는 아버지인 내게 말을 걸 때면 항상 신경질을 부린다. 항상 한두 번 부르는 정도론 내 주의를 끌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빠 좀……"하는 불평을 항상 머리에 붙이는 아이의 습관을 나는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다. 상대가 자신이 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생각하고 심지어 그걸 말로 하지도 못할 경우 말투에 짜증이 섞인다. 이는 어른도 마찬가지다.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연극에 관한 일에서 엇비슷한 글을 쓰곤 한다. 내가 기존에 발표한 연극에 관한 논평 내지 감상 종류는 어딘가 일본 극단과 호흡이 안 맞는 구석이 있다. 그런 게 내가 나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을 때에 나의 신경질적 비평이 만들어진다.

 어떤 일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물며 연극의 역사를 뒤집어 놓을 사업이 펜 끝에서 쉽사리 이뤄질 리도 없다.

 극작 동인 제군의 논의가 근래 곳곳에서 화제가 되어 꽤나 번성을 이루고 있으나 역시 호흡이 안 맞는 구석이 있는 듯하여 따라서 신경질적인 반향으로 여겨질 법한 '노성'도 들리곤 한다.

 젊은 사람들의 기운찬 응보는 새로운 기운에 걸맞는 광경이니 나쁘진 않지만 그 탓에 알 수 있는 이야기를 알지 못해서야 곤란하다. '극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믿어 보면 좋지 않을까.(193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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