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곤란한 역할을 받게 되었군요. 이번주는 신문을 두 종류 받아 연예란, 문예란을 읽고 뭔가 독특한 일은 없을까, 주평은 없을까 하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땅한 제목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연극의 길을 잘 아는 지인하고 만날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요 사나흘 동안 매일 식염 주사를 받는 중태의 노모를 간호사나 어린 동생들에게 맡겨둔 통에 마땅히 밖에 나가지도 못 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지요.
그런 마당에 S군이 '기일을 잊지 말라'는 협박장을 보냅니다. 인간, 이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요.
이전 번의 '그 첫 마디'서 떠벌려 놓은 게 있지만 이렇게 된 마당에 에잇, 연극 따위 내 알 바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문 연예란만큼 못 미더운 것도 없습니다.
애당초 많은 내용이 적혀 잇어도 그게 거짓인지 사실인지 알 수 없지요. 거짓이라 말하면 실례지만 '소문'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과장'인지 확실하지 않죠. 그런 걸 진지하게 논평해서 비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웃긴 일이지요.
다음으로 보도의 요점이 빠져 있습니다. 아무개좌는 며칠부터 개연, 출연 여배우는 누구……그거 말곤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번주 이렇게나 집중해서――아마 난생 처음으로――신문을 읽고 그 결과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의미로 가장 관심을 가진 건 형제좌의 신극상연과 고쿠로 씨의 신인 작가 초대 두 건 뿐이었습니다. 또 덧붙이자면 요미우리 신분이 극작가 마사무네 하쿠쵸 씨를 납치해 오라는 의견을 봤다는 정도일까요.
형제좌를 이끄는 배우 제군을 두고 제가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단지 가부키극을 바탕으로 자란 연소기예의 제군이 신극 특히 외국극의 연출에 익숙한 여배우 제군과 연계하여 신작 현대극에 맞선다는 의기와 포부는 괄목해 마땅할 테지요. 듣자하니 일본 당대의 명배우 키쿠치 고로 씨가 총감독을 맡는다 하니 필시 키쿠치 고로 씨의 눈은――적어도 눈만은――앞으로 올 시대를 향하고 있지 않을까요. 형제좌에게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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